3박 4일, 4박 5일, 5박 6일 등등 각자 회사 상황에 맞춰 눈치껏 날짜만 겹치게 냈답니다.
그렇다 보니 둘이 있을 때도 있고 셋, 넷이 있을 때도 있고 그랬는데요.
하지만 마감해서 눈에 보이는 게 없던 전 통으로 쉬었지요. 후후. 태국 유경험자가 저 하나뿐이어서, 가이드 겸 겸사겸사...
제 기억 속 태국은 저렴한 숙소+다양한 먹거리+술=힐링 휴양지 그 자체였는데...
어째서인지 이번 태국 여행은 하루 3만 보씩 걷는 극기캠프였습니다...
물집이 잔뜩 잡힌 발 사진도 찍어놨는데... 차마 올리진 못하겠네요...
아무튼.
Day 1.
인천-수완나품 직항은 대부분 저녁에 출발하는데, 비행시간이 6시간쯤 되므로 방콕에 도착하면 현지시간으로 21~23시 사이가 됩니다(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시차는 서울 기준 -2시간).
비행기에서 내려서 짐 찾고, 택시 불러서 카오산로드로 향해 숙소 체크인까지 하면 보통 자정에 가까워지죠.
공항-카오산로드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걸리고 택시비는 1.5~2만 원 사이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 택시 타면... 어후... 확실히 택시비는 엄청 저렴해요!
※Tip: 태국 방문이 처음이시라면, 공항이나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Taxi'라고 써져있는 분홍색 현지 택시는 절대 타지 마세요. 대부분 간단한 영어소통도 되지 않고, 미터기를 켜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 바가지 쓰게 될 확률이 매우매우 높습니다.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앱인 '그랩' 혹은 '볼트'를 이용하세요. 그랩이나 볼트로 호출하면 일반 승용차처럼 생긴 차가 오니, 앱 내의 번호판과 실제 도착한 차 번호판을 꼭! 대조해 보셔야 합니다!
숙소는 일부러 카오산로드까지 걸어갈 수 있는 곳으로 잡았던 터라, 나가서 놀려면 충분히 놀 수도 있었지만... 아직 인원도 적고 피곤하기도 해서 태국 맥도날드의 상징 콘파이와 함께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잠을 청했습니다.
Day 2.
사실상 본격적인 여행의 첫날이고, 전날 꽤 긴 비행+시차도 있어 피곤할 테니 느긋하게 일어난다?
관람하는 내내 매직쇼, 먹이 주기, 악어 레슬링쇼 등등 볼거리들이 많아서 의외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시암파라곤_차트라뮤 밀크티
정신 차리고 향한 시암파라곤 쇼핑몰. 이때가 벌써 저녁 6시쯤이었는데, 먹은 거라곤 과자 쪼가리 몇 개가 전부인 터라 허겁지겁 마신 밀크티. :)
이쯤 2만 보를 넘겼을 거예요. :(
이날 저녁에 뽀로로즈 2명이 추가 합류하기로 되어있던 터라 아이쇼핑만 하고 후다닥 향한 대형마트(빅씨).
※Tip: 태국은 24시~06시, 그리고 낮에 두 시간 정도 주류판매가 금지됩니다. 마트, 편의점 등에 가보면 주류 냉장고 자체를 가려놨거나 자물쇠로 잠가 버려요. 새벽에 숙소에서 한잔하시려면, 꼭 미리미리 냉장고에 쟁여두셔야 합니다! (야시장, 술집 등에선 시간에 상관없이 판매합니다)
방콕 마트에도 북이슬... 아니 이슬님의 축복이! 여기가 천국인가요 ><
참이슬 오리지널, 프레시, 이즈백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주가 많은데요.
참이슬 빼곤 사실 다 너무 달아서... 대부분 별로였습니다(대충 하나씩 먹어보긴 했다는 뜻).
후발 주자들을 위해 참이슬을 잔뜩 쟁여서 숙소로 고고!
후발주자들과 만나자마자 카오산로드로 향해, 저녁부터 먹어줍니다. :)
코로나 전 제가 기억하던 카오산로드는, 물론 그때도 정가운데 클럽이나 라이브펍 쪽은 엄청나게 시끄러웠지만끝부분과 가쪽은 좀 더 여유롭고, 나른하고 느슨한 분위기였는데 대마가 합법화된 이후로 바뀐 건지
엄청나게 정신 사납고 시끄럽고, 여기저기서 대마를 피워대는 통에 귀도 따갑고 눈코입도 따갑고...
소음과 담배 연기, 정신 사나운 분위기를 싫어하신다면 이제 카오산로드는 완전 비추입니다(생각보다 호객 행위나 대마 혹은 술 권유는 심하지 않습니다. 지나가면 눈앞에 메뉴판을 들이밀거나, 어깨 쪽을 살짝 잡는 정도).
평일 저녁에 다시 가보니 그나마 좀 낫더군요. 아무튼,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메인스트리트에서 벗어나, 카오산로드 끝 쪽에 자리 잡은 깨끗한 포장마차에서 해후를 풀고!
악어고기!!! 너 아까 눈을 그렇게 떴겠다?!
카오산로드 바로 뒤쪽, 람부뜨리로드는 좀 한산하니 인파도 적고 훨씬 좋더라고요.
한국인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외에선 한국인이 없는 곳을 선호하는 터라...
그런데 저 청년이 지나가는 저흴 보더니만... "아 유 코리안?!"이라고 외치기에 웃으며 "yes"라고 하자마자...
"악어 고기! 이거 줜나 마싯숴!"라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잘못 들은 줄...
아무튼 뭐 한국어 패치가 잘못된 청년이 신기하기도 하고, 여기서 아니면 언제 악어고기를 먹어볼까 싶어 하나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닭가슴살이 +3 정도 강화되고, 태국 소스가 입혀진 맛이랄까요...?
이때 시간이 이미 새벽을 넘겼었으므로, 이제부턴 Day 3. 일정으로 넣어야겠죠?
충분히 길어졌으니, 이만 줄여봅니다! :)
커버 이미지는 푸껫의 이름 모를 한 해변에서의 일몰.
ps 1. 저흰 인당 하루에 한화 10만 원을 예산으로 잡았습니다(미리 예약해 둔 숙소비, 액티비티비는 제외).
4밧(한화 약 150원)만 남기고 전부 쓰고 왔습니다.
ps 2. 태국은 한국만큼이나 밀키트 문화가 잘되어 있습니다. 여러 블로그에서 '블루 엘리펀트' 밀키트가 진짜 맛있으니 꼭 사 오라는 글을 보고 돌아올 때 샀는데...
어제 이것저것 재료 추가해서 먹어보니 마치 지금 다시 태국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치앙마이 누들이랑 레드 커리가 남았는데 이것도 기대가 되네요!
추천해 주신 분들 복 받으십시오... 가시면 두 개 사 오세요. 세 개 사 오세요...! :)
1인분 맞겠죠...? 2인분인가...? 2인분인 듯...
당연히 모든 재료가 있진 않아서, 숙주와 고기 등은 취향에 따라 준비해 넣어야 합니다.
추가한 것: 계란 2알, 아몬드 우유, 닭다리살 150g, 양파 1개, 숙주 조금
준비물: 참이슬, 태국 소주잔, 태국 젓가락 :)
-to be continued
※뽀로로즈 멤버 소개
대장: INFP. '넓고 얕은 찍먹'이라는 좌우명으로 한라산 등반, 낚시, 해루질, 볼링, 탁구, 포켓볼, 골프, 뮤지컬, 콘서트 심지어 해외여행까지도 가장 앞장서서 리드하는 만악의 근원. 평소엔 MBTI가 I와 F라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대장 뽀로로. 다만 알코올이 들어가면 미친 E와 F로 변신하곤 함. 자주 하는 말은 '득근득근!', '사람은 그렇게 쉽게 안 죽어...' 그리고 '막내는 지치면 안 돼!'
개장: INFJ. 길드장이었으므로 '대장'이라는 호칭으로 자주 불리곤 했는데, 술 먹은 다음 날 '내가 또 술 마시면 진짜 개다!'라는 말을 하고선 하루 이틀 뒤에 술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여, '개'+'대장'='개장'이라는 호칭으로 바뀌게 된 비운의 인물. 일요일엔 충전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뽀로로즈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아서 매번 슬퍼함.
렴치: ISTP. 뽀로로즈 모임의 공식 운전기사. 대장이 짠 계획을 렴치가 완성하므로 그야말로 만악의 근원 2라 할 수 있음(주로 뽀로로들을 집 앞에서 태워다, 일정이 끝나면 집 앞까지 내려줌). 공식 별명인 '렴치'는 '파렴치한'의 줄임말로, 사회통념상 비춰보았을 때 지나치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가와 교제한 적이 있어 붙여짐.
병약이(E): ENFJ.MBTI 검사상 E 성향 99%가 나온 확신의 외향인. 하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한 체격과 병약한 체력을 타고나 본의 아니게 뽀로로즈 모임에 불참하곤 하는 비련의 인물. 앓아눕느라 모임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재밌어 보이는 사진이 단톡방에 끝없이 올라올 경우, 침상에서 남몰래 눈물을 닦아내곤 함.
막내: ISTP. 모임의 유일한 20대이자, 뽀로로즈 공식 막내. 렴치를 제외한 모두에게 배려와 귀여움을 받고 있지만 한참 연하만을 편애하는 렴치에게 막내는 그저 노인네일 뿐. 20대다운 강인한 체력으로 대장의 넓고 얕은 찍먹을 가장 먼저 지지하는 만악의 근원 3. 대장과 함께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유이한 득근파 중 하나.
※ 본 매거진은 연재 전 뽀로로즈 모두에게 연재 동의를 얻었으나, 개개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신상이 특정될 수 있는 부분은 조금의 각색을 거쳤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점을 제외하고 앞으로 서술할 모든 일들은 100% 실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혹 다섯 중 한 명이라도 알아보신 지인께서는 부디 못 본 척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