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교보와 예스24, 알라딘에 들어가 자기 책을 검색해 보며 판매지수와 순위를 체크하고,
SNS와 블로그에 새 서평 올라온 건 없나 기웃대는 사람.
작가 말고도 한 명 더 있다. 바로 담당 편집자.
3대 서점의 베스트셀러 1-10
베스트셀러 목록에 담당 기획&편집 도서가 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쩌리 편집자는 웁니다...
아무튼. 어제도 열심히 베스트셀러 목록을 기웃거려 보았던 북이슬 씨.
(왜냐면 혹시 편집 회의 때 누가 "베셀에 OO 있더라?(or 내려갔더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끔뻑끔뻑하고 있으면 개털리니ㄲ... 읍읍.)
※ 아래 서술할 푸념들은 베스트셀러 1-10위가 아니라 1-200위까지 본 후 쓰는 글이니 오해하지 마셔요!
1-10위권엔 저랑 상관있는 책이 없...
보통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심심할 때, 회의 준비할 때 베셀 목록을 뒤적거리곤 하지만
어젠 꽤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꼼꼼히 들여다봤다.
바로바로 기획 중인 원고의 목차 가안과 러프한 구성을 잡아보기 위해서.
사실 진작 끝냈어야 하는 일인데, 기획서만 보면 머리가 텅 비어버려서 이걸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책이 맞나 오조오억 번 고민하다가 대체 다른 편집자들은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나 참고도 해봤다가 에잇 연휴 끝나면 하지 뭐! 하고 던져놨다 간신히 손에 잡았다는 뭐 그런 이야깁니다...
그래서 어제는 아예 날 잡고 요새 출판사놈들은 무슨 책을 만드나 베셀 목록을 막 100등 200등까지 보다가 내 책은 하나도 없어서 좀 짜증도 냈다가 저 책은 매년 지치지도 않고 새로 기어 나오네 욕도 했다가 저 작가 책이 벌써 순위가 이만큼 미끄러졌다고?! 놀랐다가 오 K작가님 신작 내셨네! 주섬주섬 장바구니에도 넣어놨다가 아니 이딴 책도 베셀에 있는데! 또 화내다... 아 맞다 나 기획 중이었지 정신 차리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네네. 독자들의 마음은 갈대... 알 수가 없어라...
아무튼 점심을 먹고 심기일전해 다시 꾸역꾸역 목차 가안을 써내려 가다 문득,
편집장님이 이걸 보고 저 정신 나간 놈이 뭘 써온 거지 하면 어쩌지...
작가님이 보곤 이 편집자를 믿고 계약하고 원고를 써도 되는 게 맞나 하면 어쩌지...
그러다가 아 오늘은 퇴근하고 김밥을 싸 먹어야겠다. 왜냐면 조금 우울하니까!
생각하고 네*버 장보기로 김밥 재료를 배달시키고.
꾸역꾸역 써서 일단 편집장님께 살짝 내밀어 봤는데,
좋네요. 작가님한테 보내봅시다, 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
하지만 작가님은 메일을 보셨는데 아직 답이 없으셔서 아직 쵸큼 더 불안하고 그래서 당분간 금주를 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어제도 이슬이에게 살짝 몸을 맡겨보았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끝!
좋은 하루 되셔요 작가님들!!(?)
김밥은 망해서 포커스를 날렸습니다.ㅋㅋ
어젯밤 메뉴였던 욕망의 참치김밥.
비주얼은 좀 망했지만 꽤 맛있었습니다.
역시 처지는 날엔 김밥이랑 소주를 야무지게 말아서...!
커버이미지는 방콕의 한 서점.
한국 도서 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표제에 대부분 한글 원제가 병기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