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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May 31. 2020

돼지 발



돼지 발


하얀 플라스틱 통 안에

돼지 발 수십 개가 뒤엉켜있다

 

틀 안에서 땅만 바라보았던 발이

틀 밖으로 하늘을 바라보면

투명한 물이 벌겋게 물들어갔다

 

말랑했고 단단했던 기록이 층층이 드러난

삶의 단면

알 수 없는

삶의 이면

 

마지막이 무서웠는지

 하고 모인

하 했던 모습을 알고 싶어

정육점 주인에게 물어보면

돼지 발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라 했다

 

둥글고 뾰족한 굴곡 따라

허옇게 질려버린 발

그 위에

갈색 칠해 별을 비추면

수두룩하게

해체되는 단단한 것들

삶의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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