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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Jul 20. 2020

건대 호수를 보면 너 생각이 났어



건대 호수를 보면 너 생각이 났어


건대 호수를 보면 너 생각이 났어


껍데기만 찰랑거리는

수심 2m라고 하는데 보이는 건 카키색뿐이라

 속을 알 수가 없었지


움켜쥐면 투명했어

뭐든 자세히 보아야 안다는 말이 생각났지만


답답하지 않았을까?

제자리에서 낯빛만 변하는 것이

바람이 쌓인 녹조는 모퉁이에 파고들었고

낡은 물고기 석상은 이끼가 낀 지 오랜데


제가끔 튀어 오르는 물줄기를 보면 안에 무언가 있는 것 같았어

뭔지 보려고 또 한참을 서있어 

죽은 고층 건물들이 살아있었어


줄에 묶인 구명용 튜브는 색이 바랬지 

햇빛은 길을 잃지 않았고

닿지 않는 바닥을 상상하며 주름은 늘어갔어


때맞춰 오는 철새들이 뺨을 치며 날아가도

영원한 것도 순간적인 것도 없다며

변하지 않는 듯 변하는 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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