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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Feb 24. 2020

불금의 술집

불금의 술집


위로의 공간

모두가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위안 삼는다


같이 채우고

같이 비우고

진한 알코올로 희석시켜

비슷해진 나와 너의 농도


조미료를 너무 쳐서 본 맛을 잃어버린 모둠 안주를

꾸역꾸역 넘기며

살기 위해 일주일간 조미료 쳤던 나도

꾸역꾸역 넘긴다


왠지 모를 슬픔을 웃음으로 덮으려

대화의 빈틈을 바삐 채우고

시답잖은 말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얼굴이 발갛게 물들 때쯤

웃음 위로 지나간 슬픔이 얼룩진다


그래도 버텼다

이번 주는 지나갔다

자위하며

술로 달래는 불타는 금요일 밤


모든 걸 게워내더라도

다음날 숙취로 힘들지라도

오늘은 취해야겠다

오늘은 내게 괜찮다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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