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함

by 참진



의류


의류함의 입속으로

주름진 손이 들어간다

온종일 먹기만 했던 의류함이

체할까

까치발을 딛고 서서

굽은 등을 펴고

짧은 손을 안으로 안으로 집어넣는다

주름 안에 끼어

거친 손에 걸려

줄줄이 나오는 옷

트림 소리

누렇게 뜬 얼굴

그 옆에는

상처투성이 너덜너덜한 옷들을

꾸겨 넣은 낡은 유모차가 서 있다

등이 굽은 여인은

줄줄이 엮인

누군가의 과거를 잡고

현재를 살았다


며칠이 지나 다시 찾은 그곳

의류함은 없고

텅 빈 유모차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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