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불안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불안을 일으키는 본질 이유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다. 고대사회는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과 맹수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인간이 위험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을 감지할 때 작동되는 감정이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위험 감지에 반응하는 더듬이 촉수다. 불안은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인간이 장착한 훌륭한 무기이다. 생존 위해 불안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감정이다. 두려움은 인간이 지닌 소중한 직관이며, 원초적 감정이다. 생명은 인간 일차 존재 욕구이니까. (「이기적 감정 정리 법」. 이지혜)
현대 사회에서 불안감은 미래의 두려움에 기인한다.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불안이다. 과거와 달리 국가가 개인 생명과 안정을 책임진다. 반면에 사회 시스템은 나날이 개인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우리네 사회는 풍요롭지만 격차가 더 벌이지고, 쳇 GPT 등장으로 경제 분배는 소수에게만 집중되는 구조다. 세상이 디지털화될수록 승자 독식 경제가 더 심화된다. 일한 노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체제, 언제든지 해고 가능한 시스템, 구조적 노인 빈곤, 사무직 중 숙련 일자리 감소, 청년 일자리 창출 감소 등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다. 그 결과 개인 두려움은 점점 더 커진다. 이러한 사회제도 속에서 더 잘 살고 싶은 개인은 욕망을 표출하기 마련이다. 더 크게, 더 높게, 더 멋있게 성공하고 싶은 욕구이다. 이 불안감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서 생존 경쟁을 해야만 하는 두려움이다.
인생이 늘 새로운 것, 친숙하지 않은 것, 아직 체험하지 않는 모습으로 거듭 변화한다.이 변화는 낯설음을 가져오고 설렘과 불안을 몰고 온다. 그래서 우리는 늘 불안과 동행한다. 새로운 과제를 감당하거나 변화해야 하는 지점과 언저리에 불안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심리학자 프리츠 리만은 ‘불안은 우리 존재의 일부이다. 우리는 불안에 맞서는 힘들을 개발하려고 시도할 뿐이다. 용기, 신뢰, 힘, 희망, 겸손, 믿음 그리고 사랑 말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불안을 받아들이고, 불안을 따져보고, 불안을 거듭거듭 새로이 이겨나가게끔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한 감정에 대응하는 방법은 상수가 아니고 변수다. 심리적인 문제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감정은 실천적 행위보다는 먼저 이해를 통해서 해결된다. 누구나 행동 습관을 지닌 것처럼, 불안한 감정도 또한 습관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두려움 감정 더듬이 촉수는 작동한다. 그에 상응하는 반응패턴을 꾸준히 관찰하면 내 불안 감정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일정하거나 유사한 패턴 감정 습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불안 감정과 거리 두기가 가능해진다. 불안을 객관화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어떻게 대응할지 선택하면 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다.
각 개인이 했을지도 모르는 생각, 겪었던 다양한 모습, 이 모든 것은 순간순간 과거가 된다. 그렇지만 결코 사라져 버린 게 아니다. 우리는 각 개인 존재 안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개인 내면에 간직되어 있다. 간직한다는 것은 하나의 존재 양식이다. 불안한 감정도 각 개인 존재 양식 안에 있다. 인간은 내면에 잠재된 두려움에서 나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반면에 두려움을 제거할 힘찬 에너지를 또한 지녔다. 불안감은 삶을 조화롭게 작동시키는 동력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