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습자들이 더 빨리 배운다’는 말이 언제나 유효한 것만은 아니다. 오랜 기간 배움에 공력을 들여온 나이 지긋한 어른들 앞에서 오히려 이 말은 무색해진다. 일생을 써서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은 어른들은 질량이 매우 큰 ‘지혜의 여의주’를 갖고 있다. 잘 갈고닦은 이 여의주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 책에, 유튜브에, 그리고 어떤 때는 일상 속에 흩뿌려져 있는 새로운 지식들이 이 커다란 여의주를 만나면 잠시 움찔움찔하다가 못 이기겠다는 듯 스스로 여의주에 철썩 달라붙는다. 이런 식으로 최신의 지적 트렌드까지 섭렵하는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트렌디한 뇌를 가진 어른들과의 만남이 주는 긴장은 그들 앞에서 허리를 올곧이 세우게 만든다. 머리를 숙여야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은 어른들을 만날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 좋은 긴장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