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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오모스 Oct 27. 2024

프롤로그 # 9. 단순하게 산다.

나는 어쩌면 삶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짓누르며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해야 할 일들은 쌓여가고, 관계는 얽히고,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 무겁게 다가왔다. 


그러다 문득 찾아오는 고요한 순간, 

“참, 단순한 것이 인생이다”라는 말이 스며든다.

그 말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삶의 진실을 작은 소리로 일깨운다.. 


졸리면 자고, 눈 뜨면 일어나는 것.

허기지면 먹고, 배 부르면 안 먹는 것.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우는 것. 


이처럼 단순한 일상이 

나를 지탱해 주는 본래의 리듬이 아닐까. 

삶은 더하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데서 길을 잃는다. 



인생의 리듬은 오히려 덜어내는 데서 시작된다. 하루 종일 달려온 나를 잠시 멈추게 하는 힘, 눈을 감고 내면의 소리에 잠잠히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이 ‘단순함’ 속에 숨어 있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주변을 가볍게 하면서 “삶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덜어내는 단순함은 작지만 묵직한 위안을 준다.


감정도 본래 단순하다. 기쁨과 슬픔이 마음을 스쳐갈 때,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 슬프면 그 슬픔에 젖고, 기쁘면 기쁨에 잠기는 것. 감정이란 억지로 다스리는 게 아니라, 그저 느끼고 흘려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단순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마음은 더 빨리 평온을 찾아간다. 단순하게 감정을 받아들일 때, 그 감정은 나에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허락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가 깊어지는 건 복잡한 해석과 계산이 아니라, 그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상대의 한마디에 의미를 얹고 오해를 키우는 일이 아닌, 그 사람이 전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 따뜻한 미소 하나, 진심 어린 말 한마디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 단순함 속에서 관계는 제 모습을 찾아가고, 인간 사이의 진실한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단순함이 주는 진정한 자유는 무엇인가. 필요 없는 걸 덜어내고 핵심에 집중할 때, 삶은 비로소 본래의 자리를 찾아간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삶을 정리하는 일이다. 해야 할 일들에 둘러싸인 나를 잠시 내려놓고, 진짜 중요한 것만 남기는 용기. 그렇게 단순함 속에 집중할 때, 우리 삶은 다시 한번 견고해지고 매 순간이 한층 또렷해진다.



삶은 본래 단순하다. 

단순함 속에서 나는 다시 온기를 느끼고, 

잊고 있던 소중한 순간들을 발견한다. 

매일 조금씩 단순하게 살아갈 때,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복잡함 속에서 길을 잃기보다는

단순함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일. 

단순해질수록 모든 것이 더 명확해지고, 

나의 삶은 한결 풍요롭고 단단해진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내 인생은 더욱 온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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