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인턴] 1주 차 배움 일기
나는 현재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다. 대학생이라기보다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취업전선이 코앞인 취준생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군 제대 후 꽤 많은 대외활동을 근 1년간 쉴 새 없이 진행했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교내 기업연계 현장실습 인턴을 지원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인턴은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년 전부터 4학년 여름방학 때 인턴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 전자결제대행(PG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의 인턴에 선발됐고 계획대로 여름방학 기간인 7월부터 8월까지 2달 동안 인턴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벤처기업은 생긴 지 10~15년이 됐고 2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벤처기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을 하는 동안 내가 맡은 직무는 영업/마케팅이다. 솔직히 다른 기업들을 지원하려고 했는데 영업/마케팅 직무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이 곳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곳을 선택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막연히 영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대외활동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공부를 하면서 영업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진 것 같다.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는 남은 기간 동안 총학점을 3.5를 맞추기 위해 기말고사 공부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서부터는 회사에서 필요할 것 같은 기본적인 사무 스킬(엑셀/PPT) 등을 좀 더 심화 단계로 공부하였다. 그렇게 점점 첫 출근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드디어 다가온 1일 차
나는 신입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태도'가 다라고 생각했다. 출근 시간인 9시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모든 직원분들에게 이등병처럼 90도로 인사를 했다. 대부분 인사를 받아주셨고 모두 출근하자마자 아무 말 없이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진행했다. 나의 사수 대리님께서도 오전에 회의가 있어서 무엇을 하기는 애매하고 저번에 미리 보내줬던 회사 자료를 계속 공부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계속 공부를 했다. 갓 들어온 신입은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자괴감에 빠질 수 있기 쉽지만 이 마저도 인내하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처음 본 누군가를 믿고 바로 일을 내어주지 않는다. 내가 현재 이러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신입은 눈치 빠르게 행동을 하고 성실함을 보이면서 나의 태도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생각한다.
상사와의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라.
업무 시간에는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히 맞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신입들은 상사와 언제 친해질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회식 때 친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요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회식을 하지 않는다. 이 페널티를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이다. 나는 유일하게 이 시간을 노려 업무 시간 때 할 수 없었던 '신중한 농담'을 하면서 상사들과 거리감을 좁혀 친밀감을 형성하려 노력한다. '신중한 농담'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다.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도 선을 넘어가면서 농담을 하면 나중에 상사들에게 찍힐 수가 있다. 직장 내에서는 험담이 가장 무섭기 때문에 신입은 험담에 언급될만한 내용들을 사전에 차단해야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방법은 '재밌게 반응'하는 것이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을 때 대부분 상사들끼리 얘기를 하다가 몇 번 정도는 신입에게 말을 걸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포인트만 집어서 재밌게 반응을 해주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상사는 이 친구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 있고 호기심이 지속되면 관심으로 바뀔 수 있다.
3일 차, 상사가 드디어 나에게 일을 맡기다.
나는 이틀 동안 회사의 사업 제안서와 핵심 상품 관리 시스템의 메뉴를 죽어라 달달 외웠다. 이 모습을 좋게 평가하셨는지 나에게 네이버 블로그/네이버 카페/네이버 지식인 등에서 마케팅할만한 요소가 있는지 찾아보고 초안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셨다. 나는 이미 대외활동을 통해 네이버 블로그/네이버 카페 등에서 마케팅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초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만약 대외활동에서 내가 마케팅을 해본 적이 없었다면 상사가 나에게 맡긴 일을 처음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채널 별로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할지 기획하는 능력,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미 많은 경험을 한 나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하게 초안을 작성하여 상사에게 검토를 받았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하셨고 나는 신뢰를 얻어 1주 차에 벌써 블로그/카페에서 각각 2번의 포스팅을 완료했다.
사업 제안서를 통한 영업(세일즈) 교육
아직 1주 차 밖에 안됐지만 영업팀 대리님께서 통화를 통해 고객을 응대하고, 대면으로 고객을 세일즈 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다 오는 것을 보면서 세일즈맨은 몸에서 뿜어 나오는 신뢰감과 묵직함이 필수라는 것을 느꼈다. 대리님께서 사업 제안서를 통해 나에게 영업 교육을 해주셨는데 내가 사업 제안서 관련해서 궁금해한 모든 질문들을 대답해주실 때 뿜어져 나오는 신뢰감/묵직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일단 사업 제안서에 있는 모든 내용들을 200% 완벽하게 숙지하였기 때문에 고객들이 문의를 할 때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 고객의 환경을 미리 염두에 두고 설정 완료한 상태로 고객 응대를 진행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세일즈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쉬워 보이지만 장기간 동안 체화된 것이기 때문에 내가 흉내는 낼 수는 있지만 제대로 습득하기에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 시간의 중요성 + 불금의 중요성 / 자기 계발의 필요성
회사를 다니면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군 시절 이후로 오랜만에 절박하게 느꼈다. 물론 나는 출근지가 가까워서 3-40분 정도면 출퇴근을 하지만 1시간이 넘는 거리에 거주하는 회사원들은 집에 가면 보통 밤 8시~9시라고 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누군가는 휴식을 취하고, 누군가는 힘들어도 짬짬이 자기 계발을 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자기 계발을 하냐 안 하냐에 따라서 10년, 20년 후의 커리어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커리어를 떠나 인생이 전반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진리는 노력한 만큼(투자한 만큼) 대가(성과)를 받을 확률이 현저하게 높다는 것이다. 자기 계발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노는 것도 필수 요소이다. 나는 직장인들에게 불금에 잘 노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잘 놀아야 한다. 친구와의 술자리가 될 수 있고, 밤에 하는 운동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아야 하고 이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대로 가만히 두면 나중에 퇴사, 더 극단적으로는 건강 악화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내가 사용하는 좋은 방법을 소개하자면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스를 내가 성장해나가는 '성장통'이라고 관점을 달리해 접근하면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것으로 대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방법은 내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평소에 다소 비관적인 사람들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