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사소한 연락이 힘이 된다
평소에 연락을 잘하지 않는 친구에게 몇 개월 만에 갑자기 연락이 왔다. 친구의 연락을 받자마자 친구는 본인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자격증 시험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 본인이 요즘 살면서 드는 생각들을 조곤조곤 얘기하기 시작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친구는 공부하면서 힘든 점, 막연한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내게 서슴없이 얘기했다. 통화 내내 나는 친구에게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았고 그저 들어주기만 했다. 친구가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를 어느 정도 털어냈다고 생각이 들 때 나는 친구에게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얘기를 해주고 마지막에 조금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그러더니 친구는 오히려 자신을 더 생각해준 것 같다며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조만간 소주 한 잔 하자며 또 연락을 준다고 했다. 평소에 통화를 할 때 1분도 넘기지 않는 내가 이 친구와 무려 30분 넘게 통화를 했다. 내가 통화를 금방 끊지 않았던 이유는 지금 이 친구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 자신도 누군가와 요즘 드는 생각을 공유하면서 조금의 조언과 격려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통화를 계속 유지한 것도 있다. 이 친구와 나는 서로 통화를 하면서 각자마다 조금 다른 힘을 얻었을 것이고, 그렇게 또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대화가 매우 감사하고 힘이 되는 요즘의 나날들이다. 최근 들어 여러 분야에서 좋지 않은 뉴스를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굳이 용건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먼저 챙기는 것은 어떤가 싶다. 마치 오늘 내가 친구와 나눈 별 것 아닌 대화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