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동성과 맥락

by 참외

디지털 세상은 정말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오늘도 브런치를 통해 나의 생각, 다른 작가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나는 더 깨닫고, 성찰하게 된다.


얼마나 귀중한 기회인지!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이동성(digital mobility)은 과연 ‘디지털 맥락’에서만 작동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나는 무선 인터넷망을 활용할 수 있고, 개인 컴퓨터, 글을 쓸 수 있는 시간, 디지털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이동성에 대한 지식 덕분에 디지털 이동성이라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디지털 이동성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논문을 참고해야 했는데, 내가 속한 대학 연구소에서 비싼 구독료를 지불했기에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했고, 구글 번역기 덕분에 한국어로 읽을 수 있었고, 헷갈리는 내용은 챗GPT에게 묻기도 했다. 유료 에버노트를 구독하고 있어서 방대한 논문 자료를 업로드하고,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결국 나의 디지털 이동성은 '디지털 맥락'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기에 대한 접근, 연구원이라는 나의 신분, 디지털을 다룰 수 있는 능력과 경험.

이 모든 요소가 겹쳐져 가능해진 것이다.

덕분에 나의 디지털 이동성 경로는 다양하고 유연하다.


그렇지만, 디지털 이동성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기기를 모두 가질 수 없으며, 비싼 논문을 구독하려면 특정 신분이 필요하다. 챗GPT를 무제한 이용하려면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디지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필요하다.


결국, 디지털 이동성 조차도 다양한 맥락과 조건 위에 놓여 있다.

디지털 이동성의 경로는 생각한 것보다 더 위계적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