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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집 Dec 03. 2017

초겨울의 마음굳은 살

마음의 굳은 살

마음의 굳은 살

살면서 느는 것은 허리의 살만이 아니다. 진짜 느는 것은 마음의 굳은살이다. 고단한 세상살이가 만드는 마음의 굳은살은 다이어트로 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이 힘겨울수록 얻게 되는 생의 퇴적물이자 마음 아픈 기억과 쓰라린 체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삶의 치열한 이력서다. 하지만 마음이 굳은살은 많아질수록 사람은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진다. 

그래서 아무리 슬프고 힘든 일을 겪어도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게 될 만큼 독해지기도 한다. 혹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하는 식으로 세상을 향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체념하고 비관하기 일쑤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자연히 삶의 의욕도 떨어지고 간경화가 간암으로 진행하듯 마음의 굳은살은 마음의 암이 되고 만다. 

요즘 정치권을 향해서 선거 때 복수할여고 하는 추위에 견디는 서민들의 생각, 물론 이게 모든 국민은 아니어도 분명히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고 이 나라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며 하루하루 죽지 못해 연명하듯 살아가는 적잖은 대한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임에 틀림없다. 

힘없고 ‘빽’없고, 아부를 못하는 고지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살맛도 없고 별반 살고도 싶지 않은 추은계절이다.

입에선 죽겠다는 탄식만나오고 마음엔 온통 흉하게 불거진 굳은살이 천지다. 말랑말랑한 데라곤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살다 끝나는 게 인생인가 싶어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화가 나서 복수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분노가 치미는 것이다.

작년에는 초불로 혁명을 일으키는 듯 했으나 초불은  꺼졌다. 초불은 침묵을 지킨 국민을 향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려고 한다. 슬로건이 나부끼고 아우성쳐야만 혁명이 아니다. 입국 다물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분노의 눈빛이 진짜 혁명을 하는 것이다. 아니 이 국민들의 분노 속에는 이미 혁명이 시작된 지도 모른다. “너무 괴로워 하루하루가……” 이런 한탄과 탄식이 쌓이고 쌓여 너와 나와 우리들의 아우성이 혁명의 전조인 것이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사회 버팀목 역할을 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사회의 이러한 현상을 불구경 하듯 엉뚱한 소리나하고 앉아 있는 잘나가는 자들의 세상이 밉고 싫은 것이다. “빵이 없으면 비스켓을 먹으면 되잖아요.”라고 말했던 프랑스의 혁명전야 마리 앙투아네트의 철없는 얘기가 지금 우리나라 상위층이라는 자들의 입에서 말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요즘이다. 

정말이지 나라 같지 얻은 나라에서 국민은 분노하고 그것이 마음 깊은 곳에서 불신을 넘어 분노의 굳은살이 되는 것은 아니지 정권은 알아야 한다. 

1952년 사진작가 윌리 로이스는 자기 키만 한 바게트를 옆구리에 낀 채 얼굴가득 미소를 머금고 뛰어가는 어린소년을 포착해 한 장의 사진을 나겼다. 이름하여 ‘어린파리지행’이다. 그 아이에게서 마음의 굳은 살 같은 것은 찾아 부려해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으로 집으로 뛰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민은 그 아이 같고 싶을 따름이다. 누가 이 국민에게 바게트를 들게 해 줄 것인가, 누가 우리들의 마음속 굳은살과 그 응어리를 풀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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