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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족발 그리고 수영

운동과 소울푸드

by 찬비

수영은 칼로리 소모량이 높은 운동이다. 선수들은 운동시간이 길고 강도도 높아서 펠프스는 현역 시절 1일 섭취 칼로리가 1만 2천 kcal , 박태환 선수는 1만 5천 kcal이었다고 한다.


강사님 설명도 듣고, 옆 사람하고 떠들기도 하는 일반인들은 1시간에 1~2km 정도 운동을 한다면 200~400kcal 정도가 소모된다.


1kg 빼려면 7800kcal를 소모해야 한다. 계산해보면 1달간 하루 1시간씩 수영을 하면 3kg를 감량할 수 있다. 그런데, 수영장에서 1달에 3kg씩 빼고 있다는 사람을 보았는가? 나는 본 적이 없다.


가민 fenix 5S로 매일 철저히 운동량을 재며 수영하는 나는 수영장에서 소문난 '거리 집착녀'이다. 내가 거리 집착녀가 되기까지는 세 가지가 기여를 했다.


첫째 수영을 잘하고 싶은 마음

둘째 비싼 가민 fenix 5S 를 활용하고 싶은 마음

셋째 족발


족발?

난 족발이 너무 맛있다. 야들야들한 갈색빛 돼지다리는 참을 수 없다. 그리고 족발에는 무엇? 소맥! 그렇다, 나는 술도 좋아한다. 남편과 단둘이 족발 중(中) 자를 남김없이 먹고, 술도 거나하게 마신다.


처음에는 수영을 잘하고 싶어서 주말에 3km씩 수영을 했던 것인데 5km로 점프업 한 것은 먹고 있던 족발의 칼로리를 계산하다가였다.

'족발이 100g에 210kcal이고.. 내가 엄청나게 먹었으니까 1000kcal는 될 것이고 소주, 맥주까지 합치면.... 최소 5km...?'


스위머에겐 소울푸드가 필요하다


다음날 얼굴과 눈이 탱탱 부은 채 수영장에 가서 헤롱헤롱한 상태로 '소주! 맥주! 족발!(절대 욕이 아니다)' 외치며 수영을 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익숙해진다. 주 2~3회로 족발을 시켜서 미친 듯이 먹고, 미친 듯이 마신다. 그리고 다음날엔 미친 듯이 수영한다. (나는 어딘가 좀 과한 구석이 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남들보다 월등히 많은 운동을 하는데도 살은 하나도 안 빠진다. 그래도 수영 체력은 많이 늘었다. 처음엔 5km를 수영하면 집에 돌아와 3시간을 코 골며 낮잠을 때려야 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


만약 수영 체력을 기르고 싶은 스위머들이 있다면, 개개인의 소울푸드를 활용해보길 권한다. 원 없이 소울푸드를 먹고, 칼로리가 걱정되면 수영으로 털기! 살이 찐다면 더 수영하고, 살이 빠진다면 더 먹기!


적다 보니 조금 한심한 짓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인생이 한심한 짓 할 때 제일 재밌는 것이지 않겠는가? 오늘도 외친다.


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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