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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비 Oct 15. 2021

수영 덕후 모임

수영 동호회

수영은 혼자 하는 운동처럼 보이지만
함께하는 운동이다.


심하게 수영하고 있는 듯한 수영장 에는 치밀한 탐색과 배려가 있다. 다른 사람 속도를 파악하여 레인을 정하고 수영하않는다면 서로 무심 수가 없다. 앞사람의 막힘과 뒷사람 재촉에 짜증날 테니까. 


수영은 혼자 하는 운동처럼 보이지만 함께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함께할 때 더 재밌는 운동이다.  역시 동호회 아저씨의 영입이 없었다면 지금만큼 수영에 빠져있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한.


혼자 캔맥주를 까 술에 의지해 잠들던 나소소한 습관은 있었으나 행복은 없었다. 동호회 수영 훈련 하고서야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행복을 느꼈다. 그 습관과 행복이 나를 수영 덕후로 만들었다.


주말 아침 수영장을 방문하면 사람들의 활기에 정신이 번쩍 깬다. 사람들은 뭐 이리 부지런한지 주말 아침부터 격하게 수영을 한다. 매번 같은 시간에 수영하는 이들은 주행복을 누리고자 참으로 열심이다.


이중에서도 유독 열심히 하는 사람들, 어딘지 락스물 오덕의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동호회 회원들일 가능성이 높다. 근처서 열심히 수영만 하고 있어도 동호들은 단체로 슈퍼 인싸 ESTP라도 된 마냥 "같이 수영해요"라고 말을 다.


슈퍼 인싸의 접근에 휩쓸려 같이 수영한 것이지만, 막상 같이 해보면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세워 비장하게 임하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웃기다. 일반인이 왜 저러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다.


동호인들은 얼떨결에 같이한 사람에게 다음주에도 같이 수영하자고 꼬득인다. 몇 번 더 같이 수영하다 보면 더 이상 혼자 수영하기 어려워진다. 이제는 홀로 수영하는 것이 어딘가 어색하기까지 하다.


수영 대회 단체전에는 빅재미가 있다.


동호회에서는 매년 다양한 마스터즈 수영 대회 나간다. 수영 대회에는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는데 개인전기록을 갱신나가는 미가 있다면, 체전 사람들과 합을 맞 재미가 있다. 


단체전이란 동성 또는 혼성으로 구성된 4인이 한 팀을 이루어 모두가 같은 영법을 연이어하는 계영, 리고 한 명씩 다른 영법을 맡아 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서로 하는 혼영 경기를 뜻한다


은 규모의 동호회는 재미로 인원수만 채워 나가기도 하지만, 큰 규모의 동호회는 아무나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동호회 내의 치열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원들의 기록을 0.01초 단위 측정 비교동호회 내에서 물 좀 잘 당긴다 하는 남, 여 대표들이 모인다. 그리고 다같이 상대팀 분석과 경기 전략까지 세운다. 각 인원이 맡을 영법과 순서를 정하며 승리는 꿈꾸는 이들은 진지하.


단체전은 '기쁨을 나누면 2배, 슬픔을 나누면 반이다'는 말 그대로다. 이기면 숨김없이 승리의 기쁨을 소리 지르고 방방 뛰어대며 표현한다. 혹여나 결과가 좋지 않아괜찮다. 내 탓이기도 하고, 네 탓이기도 하까. 서로 어깨를 툭툭 다독여주며 "고생했어" 한 마디면 충분하다.


수영 덕후끼리 모이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잘 통하기에 재밌다. 모이기만 하면 수영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한다. 카톡방에도 수영 영상 공유와 훈련에 대한 내용 가득하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덕후끼리 만나 함께 목표를 세우고, 누가 잘하는지 겨루,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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