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다
(Monthly Intro) 작년 연말, 하루 온전히 한 해의 회고를 했다. (2021 연말 정산 회고)
한 해를 돌아보려니 하루로는 사실 매우 부족했다. 다행히 기록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기억의 편집이 크게 왜곡되지는 않았다. 그때 느낀 점은 하루, 한 주는 어렵더라도 한 달의 회고는 꼭 해볼 것. 글도 글이지만, 내 생각을 가지고 10개의 하이라이트를 꼭 뽑아내 볼 것. 아무래도 연말에 이 하이라이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잘해왔든, 후회되든 어쨌든 내 성장 기록이니 차곡차곡 모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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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정말 무진장 더웠다. 여름의 끝이 있을까 했는데 글을 쓰는 9월 첫 주는 완연한 가을 날씨다. 늘 계절은 떠나고 나면 그리운 것 같다. 역시나 8월 한 달도 여름의 찰나 속 귀하디 귀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1.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해준, 폴더블 컵 스토조 Stojo
매번 텀블러를 챙겨 출근하지만, 그래도 예상치 못한 변수로 식사 갈 때 텀블러를 두고 오거나 아예 집에서 깜빡하고 챙겨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료 승연 님처럼 텀블러 백을 사용해볼까 하다가 도저히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사용해본 적은 없었던 스토조(Stojo)를 선물 받았다. 이 아이가 이렇게 효자 노릇을 톡톡할 줄이야.
매일의 작은 실천으로 조금이나마 낭비를 줄여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혼자 작게 실천해보는 일일 일회용품 줄이기 프로젝트 ) less waste-! #일희용품 매일의 기쁨을 주는 용품으로 재정의 해보며
2. 찬빈네집, 명패를 선물 받다
존경하는 두 어른 '브로드컬리', '금종각' 대표님 부부와 함께한 금요일 밤. 해방촌 코워킹 스페이스 썬트리하우스에서 금종각 대표이신 지현 디자이너님이 직접 제작해서 깜짝 선물로 주신 귀하디 귀한 #찬빈네집 명패, 굿즈.. (평생 소장각) 그리고 전통주 담솔. 뚝섬역 코워킹 스페이스 하우스오브그린 운영자이자 브로드컬리 조퇴계 편집장님과 함께 셋이 5시간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맘껏 누린 낭만적인 밤이었다. 닮고 싶다 두 분의 실력과 감성과 친절을.
3. 미하다 작업실
MMM, 밑미-맹그로브-미하다 로 이어진 미나 님과의 인연. 드디어 이화동 작업실 #미하다 에 방문했다. 미나 님이 건네주신 <나의 구석>이라는 그림책이 참 감동이었다. “공간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같은 공간이어도 머문 사람에 따라 다른 자취가 남기 때문이에요. 전 공간 안에서 구석을 제일 좋아해요." 미하다를 떠나며 집으로 향하는 길, 날이 개이면서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Thanks 미나 님!
4. 숙대입구역 카페, 스턴하우스
숙대입구역 2번 출구에 내려서 자주 가던 '스티키리키' 숍이 있는 골목 초입에 커피 바 스턴하우스가 오픈했다. 이제는 갈 수 없는 위워크 종로타워 33층 메인 라운지 커피 바를 지켰던 재원 바리스타님이 선보인 공간. 인더매스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를 메인으로 줄 서서 기다려 먹는다는 디저트도 직접 공수해 제공해주고 계셨다. 흥미로운 부분은 Coffee & Bar 콘셉트답게 저녁에는 곧 위스키도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남매가 지키는 스턴하우스는 브랜드 이름답게 ‘기쁨을 주는 집’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더 열심히 응원해야지. 새 시작을 열렬히 축하드려요!
5. 융지트
작년 2월, 클럽하우스가 반짝 인기를 끌던 시기에 혜윤 님과 함께 #융지트 X #찬빈네집 콜라보로 8090년대 LP를 플레이했었다. 숨겨진 명반과 무궁무진한 음악 이야기를 나눠주셨고, SIDE와 MARS 멤버십까지 소개해준 늘 감사한 혜윤 님. 삶의 보금자리이자 원동력을 주는 공간에 방문하니 에너지를 듬뿍 얻고 가는 느낌이다. 한강이 보이는 #융지투 는 아지트 삼고 싶을 정도로 아늑했다. 한영애, 김현철 그리고 시인과 촌장 음악과도 잘 어울렸던 황홀한 융지트 유니버스.
6. 더부스브루잉, DCL 캠프
올여름 첫 캠핑을 했다. 가평에서 춘천으로 넘어가는 중턱에 있는 캠핑장에서 진행된 DCL 캠프 덕분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했고, 텀블러를 가져오면 더부스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었다. 또한, Drink, Challenge, Love라는 주제답게 오전/오후 각종 액티비티와 강연 그리고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늦은 밤까지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DJ, 아티스트의 공연이 끊이지 않았다. 해외 페스티벌에 온 것처럼 들떠 열심히 뛰고,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다. 오랫동안 이 날의 여운이 가시질 않을 것 같다.
7. 이 달의 영화, 풀타임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마치 주인공 ‘쥘리’가 된 것 마냥 상황에 온전히 몰입하게 됐다. 같이 뛰고 있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숨 가삐 무언가 바뀌길 간절히 바라기도 했고. 제목처럼 Full-time으로 살아가는, 어쩌면 그렇게 살아가게 만드는 현실을 조명하는 장면들. 사회와 시스템, 회사와 동료, 동네와 이웃 그리고 가족과 일. 이토록 중요하지만 정리되지 않는 키워드들. 겹겹이 쌓여가는 희로애락에 감정이 요동친다. #영화풀타임
8. 이 달의 여행, 가족과 함께 간 계곡
8월의 마지막 날에는 고향 전주에 내려가 부모님 그리고 누나, 매형과 함께 계곡에 갔다. 반려견 남해도 함께 갈 수 있는 계곡을 찾았고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시원한 수박을 잘라 나눠 먹었다. 이 날 집에 돌아오는 길, 남해가 내 허벅지에 턱을 괴고 잠에 들었다. 그 편안해 보이는 귀여운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감사했다. 내년에도 건강히 여름을 누리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꼭 여름이 아니어도 사실 좋다.
9. Veja 앰버서더 2기 활동
세상을 바꾸는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 VEJA의 앰버서더 2기로 활동하게 됐다. VEJA는 2005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브랜드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혁신적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였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모든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베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갈 수 있어 기쁘다.
이달에 소개하는 신발은 리오 브랑코(Rio Branco). 레트로 조거에 T-toe(티-토) 디테일로 빈티지한 감성을 담은 러너로 소개된 이 라인업은 업사이클링된 스웨이드 가죽,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실제 한 달간 산책하며 신어본 느낌은 발에 부담이 덜해 참 편했다.
VEJA를 신고 DCL 캠프를 맘껏 누렸다. 축제나 캠핑을 가면,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버리는 것'을 제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준비했다. 1) 다회용기에 음식을 받았고, (바닥에 둔 종이는 이면지 활용) 2) 텀블러에 마실 것을 담았고, 3) 필터지 없이 내리는 드리퍼로 커피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다. 작은 실천이지만, 습관으로 만들어 꾸준히 Re-Use 운동에 동참하려고 한다. 나아가 축제의 판도를 바꾸는 "각자의 용기"있는 선택과 결정을 힘껏 지지를!
10. 나의 글이 마인드그라프 오디오 콘텐츠로
마음 성장을 위한 셀프케어 플랫폼 마인드그라프(mindgraph)는 매거진과 모바일 App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앱 내 <멘토링> 섹션에는 사람들이 일상 속 마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실제 경험담 또는 견해를 통해 용기와 구체적인 실천법 또는 조언을 전하고 있다.
좋은 기회로 해당 섹션 내 ‘나를 닮은 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라는 주제의 글을 기고하였고, 전문 성우분이 낭독하여 오디오 콘텐츠로 제작되었다. 내 이야기를 타인의 목소리로 전해 듣는 경험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과분하다 느껴질 정도로 감사하고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 부디 글의 주제처럼 독자, 청취자 분들이 집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다.
*본 콘텐츠는 마인드그라프 앱에서 청취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