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부쳐
무언가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빗방울이 어떤 모양으로 떨어지는지
보이지도 않지만
누구는 민들레 냉이 강아지 풀 위에
누구는 우산 퉁기고 누구는 바닥 내리치고
리듬 만든다 소리 좋다
노랠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고
다 잘하고 싶고
못나기 싫고
그렇다고 주목받기 싫고
그렇다고 혼자 있음 안되고
하는 게 사람 마음이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이 모양 저 모양
삶이 알 수 없는 빗방울 같아서
비 내리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살아보니 리듬이었다
내리고 난 뒤에야 시원한 노래였다
사람 나고 죽을 때까지
빗방울 하나만큼도 못 살아서
하나하나 미워할 겨를 없다
어찌할까 걱정할 여유 없다
살아보면 리듬일 거다
내리고 난 뒤에야 시원한 노래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