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도 생겼겠다
무서울 게 없지 않은가
나를 사랑해주고 있지는 않지만
뭐 앞으로도 그럴 수 있겠지만
추운 밤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걸음마다 꼭 생각 나는 사람이 생긴 것이 아닌가
힘든 일에
그 얼굴만 떠올리면
헤벌쭉 웃고
아무 일이 아니게 되고
나는 뭔가
근사하고 푸른 바다 같은 사람이 되는 거다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겠다
이참에 한 번 멋지게 살아보는 거다
유행하는 바지도 사 입고 펌도 해보고
노래 틀어 춤도 춰 보고
내친 김에 더 착하게 살아보는 거다
버스탈 때 기사님 인사도 해보고
화낼 일 한 번 참아도 보고
고기도 조금 줄여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