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술이 참 달다.
토요일 대낮, 신문지 위에 놓인 중국요리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신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처럼 가볍게 나를 스친다.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회상하고,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언젠가를 그린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처럼, 혼자는 싫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우리는 빈 잔을 채운다. 내 입가에서 사과향이 난다. 오늘은 술이 참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