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당신의 인간관계는 안녕하셨나요?

인간관계의 설정

by 젼정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는 요즘 친구 관계로 마음이 복잡한가 봅니다. 얼마 전부터 학원에 다니게 되었는데 자신과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네요.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관계에 놓인 두 아이의 마음은 몹시 불편해 보입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듣고 자라왔습니다. 듣기 좋은 말이죠. 어른이 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 보세요. 그 친구들 모두가 지금 당신의 곁에 있지는 않을 겁니다. 아주 사소한 일로 우리는 가까워지기도 하고, 별것 아닌 일로 멀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있다고 믿었던 관계가 무너지는 순간, 가벼운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배려해 주고 있었던 마음을 깨닫는 순간, 내가 상대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주었거나 소홀히 대했던 순간 등등,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이 아이의 마음에도 하얀 눈처럼 내렸다가 녹기를 반복할 겁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모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필요는 없다고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인간관계를 설정하는 법을 그 누구도 제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 외에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저는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상대에게 친절해야 하나요? 아니면 친절한 척해야 하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같이 친절하지 않아야 맞는 건가요?


인간관계의 설정은 상대와 나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규칙을 기본으로 합니다. 낯선 관계에 놓인 우리들은 상대를 조심스럽게 탐색하고, 자신을 하나씩 꺼내 보여줍니다. 그 모습을 보고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 더 멀어지기도 합니다. 두꺼운 책을 읽어나가듯, 상대의 마음을 천천히 읽습니다. 아주 작은 행동이 고마움으로 마음에 새겨지기도 하고, 지나가듯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마음에 콕 박혀 서운함으로 남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아주 미세하게 인간관계의 설정이 달라집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처음에는 친구와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었겠죠. 조금 더 친해지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했을 겁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관계이지 못할 때, 나에게 가장 해롭지 않은 해결책은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를 미워하는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는 동시에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요.



오늘 하루, 당신의 인간관계는 안녕하셨나요?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각자에게 이로운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오늘 추천해 드릴 노래는 안녕하신가영에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밤에 읽는 라디오, 지 작가였습니다.




음악 듣기 :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 / 안녕하신가영

https://youtu.be/KkGC9Cgc4z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