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누군가의 뒷모습. 색을 감춘 식물들. 텅 빈 공간에 남은 정적. 다 쓰고도 마음에 들지 않아 보내지 못한 편지. 시끄럽게 모여 떠들던 친구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깨닫는 허전함. 적막한 도시의 불빛. 점점 낮아지는 음성. 풀지 못한 매듭처럼 그대로인 피로감. 활기찬 말들 속에 어느새 사라진 기분. 0에 도달하는 과정. 플러스에서 0 되기도 하고 마이너스에서 0이 되기도 하는 그런 요일. 지나간 어제에게 남기는 애틋함. 내일에게 맡기는 많은 생각들. 좋아하는 음식을 조금 남겨 놓을까 고민하는 순간. 샤워하고 누워 떠올리는 지난 일주일. 습관처럼 천천히 흐릿해지는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