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무릎 꿇고 걸레질하는 나를 보고 엄마가 그랬다. 그렇게 하면 무릎 상한다고. 자기는 온갖 힘든 일을 하면서 나한테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내가 받은 그 사랑에는 목소리도 문자도 없었지만 나는 그게 엄마 방식의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 다정하지도 않아 알아채기도 어려운 엄마의 언어. 그저 외로워 시작되는 말들, 가끔씩 우리 집 앞에 놓고 가는 과일 봉지, 달력을 오려 놓은 뒷면에 적은 메시지, 눈물을 참을 때 눈가에 머무는 가느다란 손가락. 아이를 키우며 조금씩 알게 된다. 모든 건 사랑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줄곧 생각해 왔었는데 때로는 내가 그만큼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무심한 줄만 알았던 엄마는 숨바꼭질처럼 사랑을 숨겨 둔 건지 방심한 사이에 튀어나와 나를 놀라게 한다.
그래, 그건 사랑이었지.
사랑이 아닐 리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