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갔으면 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더 머물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도 지나는 모든 것이 아쉬워질 때가 있다. 그리움과 사랑이 한도 초과해 버거워진 마음이 여름이면 찾아와 내게 말을 건다. 나는 여전히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머물지 못해 여태껏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계절이 느리게 가길 바란다. 그 순간에 천천히 머물길 원한다. 희미한 여름의 기억이 선명해지는 순간을 기다린다. 이번에는 그냥 보내지 않아야지, 마음속으로 그 말을 밀어 본다. 바깥이 아닌 마음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