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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꾸미다

여기저기에서 인테리어 소품도 모은다

by 찬달

자취를 처음 시작한 날. 이사를 마치고 가족을 배웅하고 정리되지 않은 방 안에 혼자 누웠다. 천장을 보면서 '진짜 이제 나 혼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회사에 다니면서 가족이랑 살던 집이 그립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밤에 괜히 슬프거나 감동적인 영상을 보면 괜히 눈물을 쏟아냈다. 감정을 하나하나 표출하고 정리하니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소박하지만 나를 위한 공간이 생겼으니 여기를 가꿔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이 방을 고른 이유 중에 하나는 회사랑 위치도 중요했지만 노란색 커튼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노란색에 빠져 살았다) 감정을 털어내고 내가 좋아하는 걸로 채우기 위해서 얼른 가게로 향했다.

물건을 살 때는 꽤나 실용성을 중요시한다. 제품이 예쁘지만 내가 쓰지 않는다면 동거인이 생기는 거 마냥 내 공간을 나눠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후라이팬도 계란용과 볶음용을 따로 구매했다. 신중히 바라보고 계란용은 노른자와 색을 맞춰 노란색으로 구매하였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실용적으로 꾸밀 수 있는 부분은 주방용품이 아닐까.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종류도 다양하다. 그릇은 모두 파란색으로 구매했다. 인터넷에서 봤는데 파란색은 식욕을 떨어트리는 데 도움이 된다나 뭐라나. 신념을 지켜 지금까지도 선물 받은 그릇 빼고는 다 파란색 접시나 용기를 사용한다.

쇼핑을 하고 와서 집에 하나 둘씩 물건을 놓아둔다. 어찌나 다양한 걸 샀는지 둬야할 게 많다. 가장 새롭게 단장한 부엌. 요리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집에 오자마자 보이는 곳이니 신경을 써야 한다. 파란 국그릇, 파란 큰접시, 파란 작은접시...접시가 많으니 세워서 자리를 만든다. 작은 탁상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아 접이식 탁상도 샀다. 탁상 위에는 무드등이 있어야 겠지 하며 선물 받았던 노란 무드등을 올린다. 더 꾸밀 게 없나 보다가 짐 아래에 파묻혀 있던 노랑 체크 베개피도 꺼냈다. 집을 다 꾸미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더니 '예전 네 방 아니야?'라며 웃으며 말한다. 새로운 공간에 나의 색을 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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