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고기를 굽다!

맨 구석자리에서

by 이창수


행정실장님이 새로 부임해 오신 날, 환영하는 의미에서 회식의 장을 열었다. 개인 일정 때문에 오지 못하신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직원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여야 하기에 아무래도 장소 섭외를 하는데 친화회 임원진들이 고생했을 것 같다.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기호가 약간씩 다르다. 어떤 음식을 정하느냐에 따라 참석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가장 무난한 음식 중 하나가 돼지고기가 아닌가 싶다. 다른 고기에 비해 그래도 저렴하고 많은 분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기에 단체로 음식을 시켜 먹을 경우에는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곳으로 가게 된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단체로 모여 음식을 먹는 문화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회식이 업무의 연장선이 되지 않기 위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시간도 깔끔하게 저녁 식사 정도만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잡는다.


평소와는 다르게 조리사님들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평소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앉는 자리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보통 교장님과 함께 동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들도 의례히 교장, 교감은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일부러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맨 구석 자리에 앉은 곳에는 교육공무직분들이 주로 자리 잡고 앉으셨다. 조리사님들, 학교도서관사서, 교무행정사, 돌봄 전담사, 방과후전담사 등. 모처럼 식사를 하며 이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았다. 이 참에 고기를 직접 구워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위와 집게를 들고 달궈진 불판 위에 목살과 삼겹살을 올려놓고 타지 않게 적당히 뒤집고 자르며 맛있게 굽기 위해 노력했다. 곁에 계신 분들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만류하시는데 내심은 고기를 굽지 않아서 좋은 신가 보다. 단지 고기를 굽고 먹기 좋게 자른 것뿐인데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 분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 하여 좋은 점이 또 한 가지가 있다. 다양한 후식 메뉴를 골고루 먹을 수 있다는 점. 된장소면, 그냥 일반 소면, 된장찌개, 비빔냉면, 물냉면 등 가게 메뉴판에 있는 후식이라는 후식은 전부 시켜 맛을 보게 되었다. 다양한 음식 기회를 가지신 분들과 수다를 떨며 후식을 골고루 먹으며 그동안 얼굴조차 보지 못한 분들과 오래간만에 나눔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로 나누는 대화의 주제도 참 달랐다. 교장님과 함께 있을 때에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면 이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는 그야말로 일상의 삶을 나눌 수 있었고 들을 수 있었다. 평소 취미 활동하는 얘기를 들으며 와 이분이 퀼트에 재주가 있었구나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친정이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깝다는 의외의 소식도 듣게 되었다. 나중에 또 이와 같은 기회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평소에 가까이하지 못한 분들과 동석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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