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고통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대학 청년들이 가까이에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보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때로는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오늘은 휴대폰 가게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는 한 청년과 식사 후 서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이 청년은 만난 지 얼추 7~8년 된 것 같다.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고 지금은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휴대폰을 구매하러 오시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청년의 얘기를 듣다 보니 정말 내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불법 체류자들도 휴대폰을 개통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도 유창한 한국어로 휴대폰 가게에 들어와 서비스를 받고 간다고 한다. 때로는 진상 같은 손님들도 맞이한다고 한다.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마치 폭로하듯이 내뱉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조건들을 내걸며 무리하게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뿐인가. 정신적으로 여러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만나면서 본인이 휴대폰을 파는 직원인지 상담 직원인지 모를 정도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자신의 장래 희망을 이야기하며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참고 버텨내야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가슴이 짠했다. 요즘 청년들의 삶이 내가 살았던 20대 그때 그 시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뭐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아쉬움을 안고 대화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에 읽었던 책이다.
나는 3D다.
당시 대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던 분이다. 세계적으로 디자인 명문으로 손꼽히는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분이다. 그러나 그는 디자인의 본 고장 뉴욕을 떠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대한민국 대전으로 돌아온다. 그 이유는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가치 때문이다.
돈과 명예보다 나눔을 선택한다. 디자인을 통한 나눔을....
전 세계의 10퍼센트 사람들만이 누리는 소비중심적인 디자인을 훌훌 벗어던져버리고 대부분의 90퍼센트 사람들을 위한 생명과 인간다운 누림을 위한 나눔 프로젝트 디자인을 추구한다. 아프리카에 기생하는 모기는 독충에 가깝다고 한다. 한 번 물리면 치사율이 높다고 할 정도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명을 위하여 수컷 모기소리를 낼 수 있는 사운드 스프레이를 디자인(발명)한다.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도록 흔들면 재충전되는 도구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A형 전등에서 ♡ 모양 전등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나눔 가치형 전등을 디자인했으며 아프리카 지형에서 쓸 수 있는 페트형 전등도 디자인했다.
배상민 교수는 청년들을 향하여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나는 청춘들이 서툰 봉사보다 자신을 단련하는 일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일회적인 봉사활동, 자기 위안과 자기만족뿐인 나눔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 활동을 위해,
청년의 시기에 뼈를 깎는 고통을 뒤따를지라도 자신을 단련시키라고 청년들에게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