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사회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의 사회를 나노사회로 명명하며 특징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노사회에서는 더 이상 회사나 출신 학교의 인간관계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본인의 취향과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서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177)
앞으로 동문회 중심의 모임들이 약해질 것이다. 당장 MZ세대만 하더라도 출신 학교를 따지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혈연과 지연, 학연을 따지기 보다 본인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가장 가깝게 지낼 사람이라는 인식이 우세다. 기금을 마련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문회에서 일괄적으로 걷는 회비에 부정적인 내색을 비추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모임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지만 단지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해서 기금을 내는 행위에는 참여도가 급격히 줄어들 것 같다.
어제저녁에는 퇴근을 뒤로하고 밤까지 학교 측과 동문회 측이 만나 학교의 중장기발전 전략 회의를 가졌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교무부장이 참여했고 동문회 측에서는 현재 동문회장, 전 동문회장, 전전 동문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사무국장 등 다수의 동문회 임원 분들이 참석하셨다.
현재 신축하고 있는 체육관 공사 현황과 앞으로 학교 본동 증축을 위한 의견 등을 나누는 자리였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학교 발전을 위한 학생 수 유지가 이야기의 도마에 올랐다. 인구 절벽의 시대에 시내 안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 학교도 결코 예외의 대상이 될 수 없기에 가급적 학생 수 감소의 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동문회 임원분들과의 만남은 늘 그렇지만 편한 자리는 아니다. 동문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나온 학교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교직원들이 모교를 위해 좀 더 애써 주시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점점 나노사회가 되어가면서 기존의 동문회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라지고 있고 근무하는 교원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협의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였다. 아내 말로는 달게 잠을 잤다고 한다. 피곤했나 보다. 회의 때 신경을 많이 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