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최재천 생태학자는 통일이 되더라도 DMZ를 생태공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고가도로, 철도를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최재천 박사는 "자연휴양림은 피톤치드 같은 화학물질만 내뿜는 게 아니라 그 엄청난 구조적 다양함으로 우리의 뇌를 긍정적으로 자극한다"라고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있다.
오후에 잠시 짬을 내어 아내와 함께 대관령 옛길을 다시 찾았다.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추석 명절 전 인사 차 손님 방문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약속 시간에 돌아와야 했지만 잠시나마 숲 속 길을 걸으며 쉼을 갖고자 했다. 매년 가을이 되면 틈이 나면 일주일 한 번 계곡 물이 흐르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옛길을 찾는다. 고즈넉한 산속 분위기를 만낏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자연 숲이 주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계곡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는 꽤 크다. 그런데 전혀 소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흐르지 않는 물은 죽은 물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물길 따라 흐르는 계곡 물은 살아 있는 그 자체이며 주변 길을 따라 걷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쾌한 기분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계곡 물이 흐르지 않고 숲 속 길만 나 있다면 약간 무미건조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울창한 숲 속에 길 따라 계곡 물이 끝없이 흐른다는 것이 대관령 옛길의 장점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지 않은가. 곧 있으면 시월인데도 낮 기온은 제법 덥다. 대관령 숲 속에 들어오면 가을 기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계곡 물이 자연스럽게 주변 온도를 떨어뜨려주고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기에 가급적 긴 옷 긴 팔을 입고 걷는 것을 추천한다. 비가 내린 직후라면 미끄러질 우려가 있기에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대관령 옛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자연석을 딛고 걸어야 하는 구간이 종종 나타난다. 아스팔트 길은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지만 걷는 아름다움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울퉁불퉁 자연석으로 덮혀진 길은 걷기에는 불편하지만 걷는 내내 아름다움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 정도 걸을 수 있는 폭이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그 옛길을 따라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다녀오고 먼 길을 다녀왔다고 한다. 조금만 더 가면 옛 주막터가 나온다. 입구에서 주막터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이번 추석 명절은 평년에 비해 연휴 기간이 길다. 김밥 한 줄 싸서 컵라면과 함께 먹으면 산해진미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