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Nov 19. 2023

오늘도 교직원들께 배웁니다~!

교감보다 교직원들이 더 낫다.

교감보다 교직원들이 더 잘 섬겨준다.

매일 교직원들께 배우며 살고 있다.



내 책상 위에는 직통 전화기가 한 대 있다. 교무실 대표 전화기 말고 고유의 교감 전화다. 나에게 볼 일이 있는 분들은 교무실 대표 전화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 수 있다. 가끔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오기도 하고 주로 외부에서 나를 찾는 전화가 대부분이다.



하루는 교육지원청에서 장학사님 한 분이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교감 선생님, 많이 바쁘신가 봐요?"

"네?"

"학교 전화로 걸어도 안 받으시더라고요"

"그래요?"



내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에는 부재중 전화 신호가 없었다. 무슨 말이지?



"네. 조~금 바쁩니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마치고 전화 수화기를 들어보니 아무런 신호가 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전화기에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았다. 교무실 직원들이 다 들리도록 전화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내 옆에 교무부장님도 내 곁으로, 교무행정사님도 내 곁으로 오시면서 점검해 주셨다.



전원을 연결하는 선도 뺏다 끼워 보시고 인터넷 연결선도 확인해 보시고 최대한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애써주셨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모두 바쁘신 분들인데 고작 교감 전화기가 불통되었다고 다들 일어나셔서 내일처럼 여기면서 마음을 같이 써 주시다니.



몇 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원인이 발견되지 않자 행정실 주무관님께도 전화를 걸어주셨다. 행정실 주무관님도 오셔서 내 전화기를 붙잡고 몇 번 시도를 해 보고 안 되자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인해 주셨다.



"교감 선생님, 오늘이 금요일인지라 업체가 월요일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불편하더라도 기다려 주세요"



"그럼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뒤 행정실 주무관님께서 업체 사장님과 통화를 하시면서 내 곁으로 오시더니 전화기를 보며 길게 설명을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난 뒤 몇 번의 조작 뒤에 드디어 원인을 발견하여 해결해 주셨다.



"교감 선생님, 이제 전화가 될 겁니다"

"아이고,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 전화기 손 봐주시기 위해 교무실 직원들 뿐만 아니라 행정실 주무관님까지 오셔서 애써 주셨다. 마치 내일인 것처럼.



이렇게 매일 교직원들께 배우며 살고 있다.



나만을 위해 살지 말고 주위를 돌아보며 살라고.

대가를 바라지 말고 마음 다해 작은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살라고.

이기적 마음 버리고 이타적인 마음을 품으라고.

나이 들수록 똥고집 부리지 말고 부드러워지라고.

직위가 있을수록 너그러운 행동을 보이라고.



오늘도 교직원들께 배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감과 장학사의 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