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위보다 추위가 더 무섭다. 살이 없어서 그런지 추위에 약하다. 옷을 많이 겹쳐 입는 편이다. 그렇다고 마냥 실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제도 학교에서 교육지원청까지 걸어서 30분 씩씩하게 다녀왔다. 추울 때일수록 움직여야 한다.
어렸을 적 연탄 한 장이 없어서 찬 방바닥에서 이불을 잔뜩 덮고 겨울을 보낸 적이 있다. 덮어도 덮어도 추운 것은 막지 못했다. 가난하면 더 추운 법이다. 지금은 아파트에 사니 추위 걱정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에 나온 얘기다.
집 사람이 유난히 추위를 타기 때문에 내 체온으로 미리 데워 놓아야 한다.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탔던 아내를 위해 늘 침대 이불속을 따뜻하게 데워 놓는 남편의 기이한 행동을 아파서 누워보니 그제야 깨닫는다.
유방암을 선고받은 서른 살의 젊은 아내의 고백이다.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죽음이 떠오른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의 하루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하루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죽음이 성큼성큼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내가 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명확해진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하루를 미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판단하며 산다면 얼마나 후회되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