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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Dec 05. 2023

시장님, 시간 되시나요?

일선 학교 교감이 하는 일에 대해 단위 학교 선생님들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오늘 교장님의 명을 받아 각계 유관 기관에 전화를 드렸다.


유명 인사일수록 직접 통화가 어렵다. 교감은 언제든지 전화가 가능하다. 고로 나는 유명인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부재중 전화 또는 메시지가 와 있다. 그러면 바로 연락을 드려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화를 못 받았다고 설명해드려야 한다. 그래야지만 상대가 오해하지 않는다. 고로 나는 유명인이 아니다^^


앞에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내가 전화드려야 내용은 체육관 개관식 참석 여부와 축사를 부탁드리는 일이다. 전화해야 할 곳은 시청 비서실, 국회의원사무실, 시의회 의장실, 도의원, 총동문회... 다른 사람에게 시킬까 하다가 내가 직접 하기로 했다.


"비서실이죠? 시장님, 참석이 가능할까요?"

"행사 안내장을 이메일로 일단 보내주세요."

"참석 여부는 언제 알 수 있을까요?"

 "담당 부서와 협의한 뒤 알려드릴게요"


높은 분들과 통화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비서실 또는 보좌관실을 통해 가능하다. 그나마 간접적으로 통화만 한 것만으로 다행이다. 하시는 일들이 광범위하기에 일일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일을 추진하는 담당자로서 참 불편하다!


체육관 신축에 도움을 주신 분에 대한 공로패 문안도 만들었다. 당일 행사 때 소소한 순서, 답례품, 안내장 발송 대상자 확인도 교감 선에서 다시 확인하는 절차도 갖는다.


일선 학교 교감이 하는 일 중에 하나다!


아참, 오전에는 크리스마스트리 모형을 현관에 세워달라고 선생님 한 분이 요청하셨다. 교감이 해야 하는 일은 이렇다. 네, 걱정하지 마시고 교실로 올라가세요. 제가 행정실 주무관님께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행정실에 간다. 시설 주무관님께 부탁드린다. 실물을 보여 드린다. 시간이 지난 뒤 시설 주무관님이 지지대를 가지고 오신다. 교감은 그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작업이 마칠 때까지 붙잡아 드린다. 그리고,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드린다. 


교감이 그 일을 하냐고 물어보신다면 학교는 사람은 있는대 시킬 사람이 마땅하지 않다. 누가 자진해서 하겠다고 하면 모를까. 그래서 교감이 직접 발로 뛴다. 다른 기관에서 오신 분들이 보면 놀란다. 교감이 그런 일도 하냐고. 외부인들 앞에서 폼도 잡고 싶은데 그런 기회는 아마 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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