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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Dec 18. 2023

함께 사는 기적

함께 사는 것이 기적이다. 가족 공동체에서 개인 공동체로 마을 공동체에서 나만의 공동체로 바뀌면서 서로 간의 대면 소통이 사라지고 있다. 오직 SNS을 통한 자기 자랑과 정보 취득, 물신주의로 혼자만의 성을 구축하고 있는 이 시대의 흐름 속에 기적과 같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소속된다는 것은 저항이요 희망이다. 


내가 소속된 공동체가 여러 개 있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한다. 20년도 더 된 공동체다. 나이를 초월하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직업인들이 모이는 공동체다. 20대 청년부터 시작해서 70을 바라보는 어른까지 경상북도 울진에서 강원도 속초에 이르는 소위 말해서 7도 국도를 따라 각자의 삶을 터전을 일구고 있는 이들이 매년 정기적인 모임을 가진다. 


우리 공동체의 방향과 목적은 분명하다. 20대 젊은 청년을 향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를 목적지로 삼고 있다. 이들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나고 집을 떠나 타지에 공부하러 왔지만 각자 몸담고 있는 캠퍼스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가도록 지원하고 협력하는 공동체다. 그렇다고 우리 공동체가 직접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을 케어하고 양육하는 이들은 그들과 동일한 20대 젊은 간사들이다.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비전을 쫓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짧은 대학 수학 기간 동안 공을 들이고 훈련을 시킨다.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무명의 작은 공동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는 우리들은 지역을 초월하고 나이를 넘어 20년 동안 줄기차게 함께 살고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건강한 공동체다. 요즘 보긴 드문 공동체라 자부한다. 


함께 사는 것이 기적인 시대에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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