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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Dec 19. 2023

교감은 늘 걱정이다!

몇 해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 당시에도 선생님의 대부분이 20대 젊은이들이었다. 수학여행 가는 당일날 선생님들이 안 보이시는 거다.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도착해서 출발하려고 하는데 인솔하시는 선생님들이 안 계신 거다. 몇 차례 전화를 걸었는데도 전화 통화도 안 되고 걱정만 커져갔다. 30분이 지나서 선생님 두 분이 오셨다. 늦잠을 잤다는 거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또 한 번은 출근해야 하는 시간인데 선생님 한 분이 안 오셨다. 이번에도 전화 통화가 안 되어 기다리다 기다리다 못해 직장 주소록을 찾아보고 그 집을 찾아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혼자 계시는 분이라 별의별 생각이 다 떠 올랐다. 결국은 이번에도 늦잠을 잔 거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음악회 행사장에서 그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래도 나를 알아보고 먼저 찾아와 준 선생님이 고마웠다. 


"선생님, 그때 제가 너무 철이 없었죠? "


나는 씩 웃기만 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는 말을 건네고 행사장을 나왔다. 


교감은 걱정하는 자리다. 지난 일요일 밤에도 한 선생님이 카톡으로 이런저런 사정이 담긴 내용을 보내왔다. 주말이든 밤이든 교직원들에게 걸려오는 전화 또는 문자는 썩 반갑지 않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선생님이 아파도 걱정이고 얼굴 안색이 안 좋아 보여도 걱정이다. 출근해야 할 시간에 출근하지 않아도 걱정이고 가고 싶어 하는 학교에 못 가게 되어도 걱정이다. 


모두 다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교감은 학교 만족도가 높아진다. 선생님이 기쁘고 행복하면 덩달아 교감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선생님이 가고 싶은 지역에 가게 되면 무거운 짐이 덜어지는 기분이다. 


교감의 행복 지수는 교감 스스로 높일 수 없다. 선생님의 행복 지수도 마찬가지다. 교직원들이 서로서로 존중하고 이해할 때 가능하다. 


오늘은 걱정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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