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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23.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사람들은 늘 핑곗거리를 찾는다. 특히 글 쓰는 일에는 더더욱 그렇다. 과연 차분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될까?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면 살아간다. 글 쓰는 일에는 몰입이 필요하다. 쫓기면서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자투리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잘만 활용하면 글 한 편 뚝딱 쓸 수 있다. ‘나는 퇴직하고 나서 글을 쓸 거야’, ‘나는 한가한 밤중에 글을 쓸 거야’, ‘나는 방학 때 여유로우니까 글을 쓸 거야’ 하면서 슬슬 글 쓰는 일을 미루면 십중팔구 글은커녕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보내게 된다.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에 두 전직 대통령의 책 읽고 글 쓰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보다 바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로 비서관을 둘 정도로 책을 늘 가까이했던 대통령들이다. 집무실 책상에는 읽어야 책을 쌓아 두고 휴가 기간에는 읽을 책을 집어 들고 시간을 보냈다는 일화는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연설문을 비서관에게만 맡기지 않고 직접 연설문을 다듬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독서 습관의 힘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오랜 감옥 생활에서 비롯된 사색의 힘도 한몫했을 것이다. 자고로 직접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기는 사람은 철학이 분명한 사람이다. 


출근하기 전에 노트북을 잠깐 펴고 나름 글 한 편을 쓰려고 애쓰고 있다. 보이지 않는 나와의 싸움이다.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고 여유롭지도 못하다. 세 자녀를 두고 있는 우리 집은 아침이면 분초를 다툴 때가 많다. 그럼에도 글을 쓰려고 마음먹으면 어찌 됐든 쓰게 된다. 방법은 딱 하나다. 몰입하면 된다. 오늘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생각하다 보면 글감이 떠오르고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글이 써진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마라. 절대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뒤죽박죽 글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니 글이 써지는 거다.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 써라. 쓰면 언젠가는 잘 써진다. 


일본의 독서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 사표를 내고 나왔다고 한다. 대학도 책을 읽기 위해 중도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는 책이 곧 대학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주변에도 책벌레가 많다. 책 읽는 습관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인 결과다. 만날 사람 다 만나고 하고 싶은 일 다 한 뒤에 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평생 가도 독서가가 되기란 어렵다. 글쓰기와 멀어지게 된다.


태어나면서 글쓰기 재능을 가지고 나온 사람은 없다. 노력 없이는 나만의 글을 쓸 수 없다. 글쓰기는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글쓰기를 자유자재로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 다독이 바탕이 되어야 나만의 글쓰기를 할 수 있다. 글쓰기는 글짓기가 아니다. 글짓기는 얼마든지 꾸며 쓸 수 있다. 글짓기는 죽은 글이다. 삶을 드러내는 글은 꾸며낼 수 없다. 삶이 드러나야 살아 있는 글이 된다. 교감 생활하면서 소박한 글이지만 살아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꾸며낸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직원과 만나 나눈 이야기, 학부모와 만나 갈등을 해결한 이야기들은 오직 학교에서 살아내야 글로 쓸 수 있다. 내 삶을 드러내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꾸며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매일 같은 삶을 살 수 없다. 쓸 이야기들은 널려 있다. 당장 쓰려고 하면 누구든지 쓸 수 있다. 


타고난 글쓰기 능력은 없다. 글쓰기 능력은 글 쓰는 훈련에서 비롯된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생활 속의 소재를 가지고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감이 떠오르고 같은 글이라도 좀 더 친근감 있게 풀어내는 글을 쓰게 된다. 쓰는 습관이 글을 더욱 힘 있게 만든다. 그러니까 무조건 써라. 


『교감으로 산다는 것』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① 책으로 버틴다.

②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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