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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27.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학교보다 더 많이 출근하는 곳이 있다. 공휴일도 출근한다. 출근하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지만 매일 출근한다. 학교는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근무 기간이 차면 떠나야 한다. 나이가 차면 퇴직해야 한다. 매일 출근하는 그곳은 죽기 전까지 다닐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주 자유로운 곳이다. 바로 블로그다. 




블로그 이름은 내 이름을 딴 ‘이창수의 서재’다. 내가 읽은 책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야겠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이름대로 나만의 ‘서재’가 되었다. 사실 아파트에 살고 있어 물리적으로 장서를 보관해 둘 나만의 서재를 갖기가 어렵다. 자녀가 셋이다 보니 공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에 가상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서재를 만들 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재에 살다』는 조선 시대 24명의 서재를 소개한 책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책을 가까이하며 살았고 서재를 가지고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아는 이들이다. 정약용, 김정희, 박지원, 박제가, 이덕무, 유금 등 당대의 장서가 들이다. 이들 중에 아주 작은 서재를 꾸려 산 이가 있다. 황상(1788~1870)이라는 분이다. 서재의 이름을 ‘일속산방(一粟山房)’이라고 지었다. 좁쌀처럼 작은 집이라는 뜻이다. 작은 서재지만 그곳에서 온 세상을 품었다. 부처님은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공간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듯이 가상의 공간이면 어떤가. ‘이창수의 서재’에 세상을 담아 보아야겠다. 


 

“꼭 취직해서 많은 돈을 벌어야만 잘 사는 것인가?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꼭 남에게 무릎을 굽혀야만 하는 것인가?” 

_ 『서재에 살다』, 53쪽.


 

블로그에 출근한 지 햇수로 벌써 14년이다. 서재에 책이 많이 쌓였다. 서재에 차곡차곡 쌓인 글들은 나도 모르게 검색되고 방문자들도 제법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40만 명이 다녀갔다. 읽을거리는 책 이야기가 전부다. 독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내 서재는 성황 중이다. 서재 덕분에 인터넷 신문에 ‘책에 미친 교감’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나를 소개할 때 교감(校監)이라고 하기보다 독감(讀感)이라고 말한다. 독감의 ‘독’을 ‘책에 미쳤다’는 말로 스스로 해석했다. 나의 정체성을 담아낸 ‘독감(讀感)’이 ‘교감(校監)’보다 더 낫다. 책 읽는 교감, 책으로 소통하는 교감, 책으로 성장하는 교감이라는 뜻이며 더 나아가 평생 책을 읽으며 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낸 나만의 네이밍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 됨됨이는 말과 행동을 보면 드러난다.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을 정교하게 다듬고 품격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독서만 한 것이 없다. 학교에 근무하면 알게 모르게 교직원들이 교감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 읽는 모습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없다. 물론 남에게 보이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최소한 독서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더구나 ‘서재’를 소개하면 많이 놀란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① 책으로 버틴다.

② 글을 쓸 때는 바로 지금이다. 

③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

④ 바로 독서 자본에서 시작된다.

⑤ 매일 쓰기 위해 매일 읽는다.

⑥ 매일 블로그로 출근하다.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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