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선을...

교감의 현장 지원

by 이창수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선을 배워가는 것이다" _129쪽(하고 싶은 말은 많고요, 구릅니다)



지난 5월 11일 현장체험학습에 내가 맡은 역할은 휠체어를 탄 학생을 전담하는 일이었다. 체험학습 장소는 대관령 양떼목장이었고 당연히 평지보다 언덕, 내리막길, 비포장 길이 많았다.



학교에서는 통합학급 학생을 지원해 주기 위해 별도로 특수교육지도사님들이 계신다. 그런데 그날만큼은 내가 직접 지원을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체험학습 장소가 평범한 곳이 아니었기에 힘을 쫌 쓰는 내가 지원 나가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결과적으로 그날 지체 장애를 지니고 있는 학생을 휠체어를 태우고 밀고 구르며 다녔더니 집에 와서 밥 먹자마자 픽 쓰러졌다. 안 쓰던 근육을 썼더니 온몸이 뻐근했다.



지금까지는 통합학급 담임 선생님께서 체육 시간이나 특별히 이동해야 하는 시간에 휠체어를 탄 학생을 업고, 부축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 그렇게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온몸으로 느끼지 못했다. 나의 불찰이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선을 배워 가는 것이다'라는 말은 나에게 두 가지 의미를 던져 주었다.



첫째, 담임 선생님의 시선을 배워 가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과 동행하지 않으면 머릿속으로만 판단하고 생각하게 된다. 담임 선생님의 고충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담임 선생님의 시선에서 상황을 보지 않으면 무엇을 지원해 주어야 할 지도 감을 잡을 수도 없다.



그날 직접 하루 몇 시간 정도 휠체어를 밀고 구르며 다녔는데도 힘든데 담임 선생님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났다. 휠체어를 탄 학생도 학급의 구성원으로 동등하게 대해 주어야하기에 선생님의 교육적 판단과 수고가 배나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어 감사했다. 왠지 담임 선생님과 유대감이 쌓인 것 같아 그게 감사했다.



"교감 선생님, 수고 많았습니다"라는 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에 피곤함이 싹 가셨다.



다음 날 학교에 돌아오니 휠체어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교육지도사님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주셨다. 자신이 현장체험학습에 동행했다면 목장 언덕도 올라가지 못하고 주차장에만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맞다. 특수교육지도사님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한편으로 2학기에 있을 수학여행이 걱정이다.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해야지'.





두 번째, 휠체어를 탄 학생의 시선을 배워가야 한다!



단 둘이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양 떼 목장이라는 곳이 휠체어가 가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사진에서 보듯이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은 멀찍이서 바라만 보아야 했다. 삼삼오오 올라가는 학생들의 뒷모습만 지켜보아야 했다. 다른 아이들이 내려 올 때까지 우리는 둘이서 풍경을 감상했다.



"장애는 이겨내는 것이기보다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_124쪽(하고 싶은 말은 많고요, 구릅니다)



휠체어를 탄 친구도 이런 장면들이 익숙해져 있는 듯하다. 서로 그늘 진 곳에 앉아서 목장을 안내해 주는 설명서도 읽고 준비해 간 책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잠잠히 보냈다. 멋진 풍경이 눈앞에 보이는데 올라가지 못하는 심정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저 멀리 양들이 풀을 뜯어먹기 위해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는 모습은 파란 하늘과 대비하여 장관이었다. 휠체어를 탄 친구와 나는 풍경을 눈으로 담아냈다.



'나의 작은 수고로 그나마 담임 선생님은 나머지 학급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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