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Feb 21.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민원을 통해 한 수 배우다.

민원전화를 받았다. (아니 내가 먼저 걸었다. 민원을 제기하셔서. 담임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고, 업무 담당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린 뒤, 업무 담당 선생님이 나에게 이런 전화가 왔었다고 하길래 내가 학부모님과 직접 전화하겠다고 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지원청 주관 행사에 우리 학교 아이들을 보냈는데 그만 다치는 일이 있었고, 나는 오늘에서야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학부모님의 전화 요지는 이렇다. 아이들을 보냈는데 학교에서는 안전에 무관심했냐고. 인솔자가 1명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1명 가지고 되냐고. 요즘 학부모 민원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나도 평소와는 다르게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먼저 죄송한 말씀을 드리고 학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해 드린다. 최대한 말씀을 경청한다. 오늘은 내가 보기에도 남달랐다.     

 

   “학부모님, 이번 행사는 여러 학년에 걸쳐 아이들이 참가하게 되었고 수업에서 조금 자유로운 선생님 한 분이 가게 되었습니다.”     


속으로는 사실 이번 행사는 교육지원청 주관이고 학교에서는 인솔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학부모는 안전을 위해 더 많은 선생님이 가셨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시기에 우리 학교의 현실을 예로 들며 말씀을 드렸다. 전화를 끊고 나니 속에서 화가 났다. 학교가 계획해서 한 것도 아닌데 왜 질타를 받아야 하지? 교육지원청 담당자에게 이런저런 일로 학부모 전화가 왔으니 속 시원하게 답변드렸으면 좋겠다고 연락했다. 잠시 뒤, 학부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교감 선생님, 본의 아니게 아까 전화 끊을 때 제 말투가 날카로웠던 것 같아요. 사실은 운전 중에 통화하다가 접촉 사고가 나서 순간 말투가 세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행사 주관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보내는 겁니다. 이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맞다. 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님의 생각은 ‘학교를 믿고 보내는 것’이다. 안전에 관해서는 변명도 구차한 설명도 필요 없다. 행사를 주관하는 주최가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민원전화를 통해 한 수 배웠다. 담임 선생님과 업무 담당 선생님 대신 민원을 해결하니까 배우는 점도 많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2024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 199쪽)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① 토요일 아침부터

② 상담이 아니라 대화로

③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마음이

④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⑤ 공감이 아니라 감정노동을

⑥ 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⑦ 거침없는 돌직구가 날라 오다.

⑧ 민원을 통해 한 수 배우다.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매거진의 이전글 교감으로 산다는 것, 거침없는 돌직구가 날아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