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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Feb 25. 2024

교감으로 산다는 것, 민원주의 시대를 살아가며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의 3주체라고 이야기들 한다. 3주체가 유기적으로 상호 존중할 때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로 존중한다는 것은 각각의 역할을 신뢰하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을 한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들이 보이는 실수와 잘못까지도 품고 돌보아 간다는 것이다. 교사가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인정한다는 것은 학생의 보호자를 넘어 교육의 동반자로 신뢰한다는 의미다.


요즘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교권 침해 행위들이 각종 뉴스에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교사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국가가 부여한 신성한 교직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름 권한을 부여받았다. 교통경찰관에게 교통을 질서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처럼 말이다. 권한을 인정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불 보듯 뻔하다. 불편함을 넘어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적 활동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는 대한민국 교육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혹자는 대한민국 학교 현장에 부모는 없고 학부모만 있다고 볼멘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무슨 말인가. 학교를 통제하려고만 하는 학부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교사와 함께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가는 부모 대신에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려는 학부모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언젠가부터 학교 현장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이 아니라 민원 주의가 범람하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민원에 힘을 소진하다 보니 가르칠 힘이 없다고 선생님들이 이야기한다. 


학교뿐 만인가. 사회 각 분야에서 서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자기 목소리만 높이려고 하지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문제의 해결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각종 이론과 지식으로 이렇다 저렇다 주장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각자의 역할에서 서로를 존중하도록 시스템이 정비되었으면 좋겠다.


요즘 학교 안에서 교감도 교사들에게, 교직원들에게 함부로 지시하지 못한다. 선생님의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해 어떠한 지시도 간섭도 불가하다. 자칫 권한을 남용했을 때 곧바로 선생님의 항의를 받게 된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곳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교사의 교육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인정하는 것도 학생을 교육하는 교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제2의 부모의 역할을 감당해 오고 있다.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실에 와서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과격한 행동으로 거친 말로 드러낸다. 낸다. 숨겨두지 않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교실이 안전한 곳이며 선생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불편함을 온전히 받아내는 선생님들은 몇 날 며칠 가슴앓이를 하신다. 방학을 앞두고도 방학 동안 결식아동은 없는지, 어른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학기 중에 선생님이 겪고 있는 고민과 아픔을 들은 적이 있다. 학부모가 찾아왔을 때 선생님의 부탁으로 상담을 대신해 드린 적도 있다. 아이들 사이에 생긴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를 만날 때도 있었다.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 그리고 교감의 고민 대부분은 학생 아니면 학부모다. 불편한 고민이 아닌 행복한 고민이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 

(2024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 199쪽)

1장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2장 교감으로 버틴다는 것은

3장 교감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4장 교감으로 만난다는 것은

① 토요일 아침부터

② 상담이 아니라 대화로

③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마음이

④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⑤ 공감이 아니라 감정노동을

⑥ 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⑦ 거침없는 돌직구가 날라 오다.

⑧ 민원을 통해 한 수 배우다. 

⑨ 교감과 직접 통화하고 싶다고?

⑩ 정서를 살피는 일

⑪ 특이민원을 만날 때

⑫ 민원주의 시대를 살아가며

5장 교감으로 만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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