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Jun 10. 2024

나보다 낫다!

중학교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 35년 만이다. 친구는 자신이 학식이 짧다며 문자를 보내왔는데 놀랬다. 일간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데 말이다. '일간'이란 말은 '가까운 며칠 안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보다 낫다.



친구는 기억력이 좋다.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돌아갈 때 까만 봉지에 큰 용기를 담아 주었다. 도가니탕이라고 한다. 한사코 봉지를 건넨다. 자전거를 타고 와서 가지고 가는 게 불편하다고 사양했는데 오히려 핸들에다가 끼워 주면서 이렇게 들고 가면 된다고 우긴다. 친구 아내까지 같이 나와서 들고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고향 집 부모가 상경하는 자녀에게 여러 가지를 챙겨주는 모습 말이다.

나보다 낫다!


가게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오히려 나를 걱정해 준다. 요즘 학교 선생님들 힘든 것 다 안다고. 물가도 많이 오르는데 어떻게 월급으로 살아가느냐고 걱정해 준다. 참 마음이 부드럽다. 나보다 낫다.



어머니도 한 번 모시고 와 달라고 한다. 어머니에게 맛있는 것 대접해 주고 싶다고. 세상에. 이런 친구 있다니. 나보다 낫다.


작가의 이전글 편집자는 개척자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