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해결이 아니라 전환이다!

평화 학급 운영을 위한 회복적 생활교육 전문가 양성 연수(3기) RD2 과정을 밟고 있다. RD1에서는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과 평화로운 학교 공동체 세우기를 배웠다면 RD2에서는 갈등 전환과 회복적 문제 해결 훈련을 배운다. 

갈등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갈등 조정자는 갈등 분석 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 회복적 대화 능력을 두루두루 갖춰야 한다. 갈등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환하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한다는 뜻은 어느 시점에서 종결짓는다는 말이다. 갈등 전환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직면은 어렵고 불편하지만 직면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갈등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한다. 

폭력은 선택이지만 갈등은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다. 갈등과 폭력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갈등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다.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와 입장의 차이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갈등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회구조와 왜곡된 제도 및 관행으로 생기는 구조적 갈등이 있고 한정된 자원이나 권력을 분배하는 과정에서는 생기는 이해관계 갈등, 사건이나 자료, 언행에 대한 사실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사실관계 갈등, 불신이 오해, 편견 등 상호 관계 이상으로 생기는 관계상의 갈등, 가치관과 신념, 종교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가치관 갈등이 있다. 

조정과 중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론을 누가 내리냐에 있다. 조정 단계에서 결론은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반면에 중재는 전문가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조정자는 갈등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한다. 갈등을 둘러싼 역동과 관계 및 쟁점들을 이해해야 한다. 갈등 분석은 다양한 관점으로 갈등을 이해하는 도구적 방법이다. 해부적 개념이 아니라 통합적, 객관적 이해를 돕는 과정이며 문제 해결의 전 단계이다. 물리적 차원에서 심리적 차원으로 갈등 분석의 초점을 옮긴다. 대표적인 갈등 분석 도구로 양파 분석 기법이 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갈등을 분석한다. 제일 먼저 당사자들의 입장을 분석한다. 겉으로 드러난 공식적 주장이나 해결책을 살펴본다. 그런 다음에 갈등을 통해 얻고자 하는 실익, 관심사를 분석한다. 실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특정 상황에서 진정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욕구(요구)를 분석한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본적 요구를 살펴본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인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정체성(소속)의 욕구, 인정(자율성)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통해 당사자들의 need를 분석한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 교감이 과연 조정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구성원들 간의 갈등 조정에 교감이 개입하다 보면 어느 한쪽에서 편파적이라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에 있는 전문가에게 조정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