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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un 27. 2024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학교는 수업을 통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특히 내가 근무하고 있지 않은 다른 학교의 수업은 더더욱 그렇다. 오늘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 인근 학교 수업공개의 날에 참여했다.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과감히 신청했다.



선생님들은 수업할 때 가장 교사답다.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선생님들을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업을 보아야 한다. 학생들을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수업만큼 좋은 장면이 없다. 오늘 참관한 교실에서 수업자와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을 설계한 대로 의욕적으로 진행하셨다. 공개 수업인지라 참관자를 의식하는 듯하다. 학생들도 잠깐 신경을 쓰는 듯했으나 잠시 후 수업 활동에 몰입한다. 그러던 중에도 책상 사이로 서로 발을 밟았다며 얼굴을 붉히는 아이, 메모리카드를 교환하는 활동 속에 불손하게 던지고 갔다며 서로 성난 눈초리를 주고받는 아이,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활동지를 나눠주는 교사의 행동에 못마땅해하는 아이 등 짧은 수업 시간에서도 아이들의 특성들을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1년 동안 한 교실에서 아이들과 수업으로 만나니 어떻게 보면 집에 있는 부모보다도 아이들의 특성을 더 잘 안다. 학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 작년까지 우리 학교에 있다가 전근한 선생님들께 인사나 할까 싶어 교실로 찾아갔다. 쑥스러워하시는 분, 겸연쩍어하시는 선생님께 잠깐이지만 얼굴을 보고 인사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 한 선생님과는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차를 마시며 이것저것 자녀 키우는 얘기를 나누며 그동안 살아온 삶을 살짝 나누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사실 인근 학교라도 얼굴 보기가 어렵다.



교무실에만 있다가 모처럼 교실 풍경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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