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수 Jul 08. 2024

교육경비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경비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경비를 받아 학생 활동에 쓰시겠다고 하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뭐라고 감사한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교육 활동을 함에 있어 예산이 적잖이 들어간다. 학교 운영비 안에서 성립전 예산을 세워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지자체에서 주는 교육경비라는 것이 뚜껑을 열어보면 선생님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 돈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학교 운영비 또는 교육청 특별회계에 의해 교부되는 경비는 정산하는 과정이 참 쉽다. 보고서 한두 장 정도면 끝난다. 학교 운영비 같은 경우는 결과 보고 정도면 깔끔하게 처리된다. 반면 지자체 교육경비는 성립전 예산을 세울 때부터 신경을 쓴다. 교육경비 지침이라는 내용을 보면 쓸 수 없는 항목이 있다. 쓰는 항목도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 그것을 넘기면 나중에 정산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수정 제출 또는 변경 제출안을 다시 세워야 하는 이중 일이 거듭된다. 


교육 활동을 위해 학생들에게 쓰이는 경비임에도 불구하고 정산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증빙서류를 갖추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학교에서는 교육경비를 신청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물론 방과 후 활동 강사 인건비와 같은 큰 목돈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지금과 같이 일백만 원 정도의 경비는 차라리 패스하고 싶은 것이 학교의 입장이기도 하다. 


이런 여러 가지 고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한 활동에 양질의 재료를 투입할 수 있다면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셨다. 나 또한 자신 있게 교육지원청에 교육경비를 신청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쓰이는 교육 예산 모두가 국민의 세금으로 투입된 것이라 참 소중한 재원임에 틀림이 없다. 교육용으로 목적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쓰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사용하는 과정이 수월했으면 하는데 교육 경비는 까다로운 점이 없지 않아 있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도상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물론 회계의 투명성과 교육청과 달리 자체만의 재정 지출에 따른 별도의 지침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사용하는 측에서의 입장을 좀 더 고려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른 예산과 달리 까다로움이 있는 경비임에도 불구하고 통 크게 받아준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덧) 교감이라고 해서 선생님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구조가 지금의 학교 모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보다는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