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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전담사, 평형수와 같은 존재

by 이창수

평형수란, 배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여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탱크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배가 한쪽으로 기울 경우 다른 탱크에 바닷물을 채워 좌우 균형을 맞춘다. 화물을 많이 선적했을 경우 무게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탱크에 있는 바닷물을 빼고 반대로 화물을 내릴 경우에는 탱크에 바닷물을 채워 넣는다. 평형수는 배의 생존에 꼭 필요한 요소다.


늘봄학교 전담사님들은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와 같은 존재들이다. 학교 내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늘봄 학교의 성패가 이분들께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교라는 선박은 이제 교육과 돌봄으로 균형 잡아가야 한다. 한쪽을 소홀하게 되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늘봄 전담사님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2024학년도 2학기부터 전국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 학교가 운영된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누구나 2시간(1시간은 40분)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2025년에는 1~2학년, 2026년부터는 1~6학년 모든 학년으로 확대된다. 기존에 방과 후와 돌봄으로 이중체계로 운영되어 왔던 것이 늘봄으로 단일체계로 바뀐다. 시도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늘봄 학교를 늘봄 전담직원이 운영한다. 교사는 늘봄 학교 업무를 맡지 않는다.


오늘 늘봄학교 전담사로 직종 전환된 강원도 내 영동권 담당자를 대상으로 늘봄 정책의 이해와 민원처리에 대해 연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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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기존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 나는 이런 느낌을 홍시에 비유했다. 홍시가 되기 위해 떫은 땡감의 시절을 보내야 한다. 비바람, 천둥, 번개, 서리, 따가운 햇살을 견뎌내야 땡감이 홍시가 되듯 직종 전환된 늘봄학교 전담사님들도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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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도 민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는 늘 변수가 작용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일에는 돌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무슨 일이 두려우랴. 늘봄 학교를 운영하다 보면 각종 민원, 안전사고, 학교폭력, 감염병, 응급처치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뉴얼에 나온 내용들을 다시 알려드렸다. 하지만 매뉴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아무리 완벽한 프로그램도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랑과 진심을 담아낸다면 아이들도, 학부모님들도 금방 알아차린다. 프로그램이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내 자녀가 늘봄 학교에서 안정감 있게 성장한다면 작은 변수가 생기더라도 넉넉히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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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경청해 주신 강원도 내 영동권 늘봄학교 전담사님께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있어 성장의 시간이었다. 선생님들이 아닌 다른 직종의 분들을 모시고 강의하는 경험을 했으니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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