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학을 전공했고 국내 1호 평화학 정주진 박사의 평화의 관점으로 본 통일 이야기다. 남북한 관계를 풀어가는 일은 정답이 없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정책도 그렇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통일에 관한 의식 조사도 상당히 많이 바뀌고 있다. 과연 통일이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도 젊은 층에서부터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짙었던 시대에는 당연히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미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접어든 지금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북한이 한민족이라는 생각부터 달리 생각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통일에 대한 생각이 다양한 것이 틀림이 없다.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분단 상태에서 지출되는 국방비 예산, 통일이 되었을 경우 국제적 위상의 상승과 경제적 효과, 전쟁 이후에 나타날 국가적 손실을 생각하며 남북한 모두 평화적 관계로 지내야 한다는 측면이 우세하다.
다만 북한을 보는 시각이 논리적이기보다 감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통계 수치가 높아지고 북한은 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라는 국민적 인식은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정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더 높다.
미래 세대를 위해 평화 통일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평화적 관계가 여러모로 보나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대화의 채널을 열어 놓고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도 평화를 위한 것이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가 잘 알듯이 강대강 대립은 불안만 가속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평화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무슨 수가 있어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종식하고 영원한 평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북한과의 대화이며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때로는 작은 손해라도 감수해야 한다. 폭력은 피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차분하게 양쪽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평화적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