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학교 건물이 가르친다!

by 이창수

어제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심사단이 방문했다. 44년 이상 된 노후된 건물을 철거하고 생태중심, 디지털 스마트 중심의 미래형 학교를 구축하기 위한 첫 관문을 어제 치렀다. 심사단의 엄격한 현장 평가와 정성 평가 결과에 의해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심사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부분은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심사에 통과되었을 경우 구축하게 된 건물이 들어설 부지 확보 여부였다. 오랫동안 쓰인 건물도 매년마다 용도에 맞게 투자가 이루어진 부분도 약간의 걸림돌이 되었자만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사유지 매입 시기와 여부였다. 학교의 의지만으로는 어렵기에 지역의 동문들과 학교 관계자분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학교 공간의 재구성을 넘어 혁신을 꿈꾼다. 공간 혁신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이탈리아 건축가 조르지어 폰티(Gorgio Ponti)의 공간 철학으로 말할 수 있겠다.



"학교 건물이 가르친다 School Building as a Teacher "



신경 건축학적으로도 공간이 인간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잘 나와 있다. 학교는 학생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소통이라고 한다. 공간 혁신도 소통을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유현준 건축가는 공간에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공간의 변화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 효율성으로 작은 학교를 폐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기후변화와 전염병 발병을 예상하여 밀집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작은 학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학생 수가 줄어든 만큼 여유분의 학교 공간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정기용 건축가(1945~2001)는 건축가로서 자신이 한 일은 원래 거기 있었던 사람들의 요구를 공간으로 번역한 것이라고 공간 혁신을 정의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또한 지역성을 외면할 수 없다. 그 지역 사람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천편일률적으로 또 하나의 학교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학생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으로써의 학교, 지속가능한 학생의 삶을 가능케 하는 공간으로써의 재탄생이 학교에서 일어나야 한다.



참고로 노르웨이, 핀란드와 북유럽 국가에서는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은 최고의 목재로 디자인을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학교가 단순히 건축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정처럼 편하고 즐겁게 지내는 공간이며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사회성을 기르는 안정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이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한 번 지어지면 길게는 4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 한 번 지을 때 제대로 짓지 않으면 후회를 되돌 수 없다. 행정적, 재정적인 여러 이유로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당해 연도에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불가피한 면도 있겠지만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추진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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