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어로 생각하는 존재다. 읽기가 창의력의 바탕인 이유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독서 자체를 하지 않는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다. 한국인의 독서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책 말고도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많다. 멀티미디어의 유혹이 만만치 않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불편함은 없다. 다만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생각의 넓이와 깊이의 확장은 대체할 방법이 없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책을 사지 않는 사람, 긴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을 책맹(aliterate)이라고 부른다. 마크 트웨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책을 읽지 못하는 문맹만도 못하다고 했다. 경향신문 2023년 8월 29일 자 기사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읽을 수 있지만 읽지 않는... 책맹인류
읽기는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이 서로 협업해야 완성해 낼 수 있는 고도의 인지 작업(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다. 문자에만 반응하는 뇌가 있다.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인식해 해독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 배경지식을 활용해 글의 의미와 의도를 파악할 때 완성되는 것이다. 책은 배움과 생각을 함께 얻을 수 있는 보석이다. 다양한 삶과 무수한 사람, 너른 세상을 만나는 것이 독서다.
독서는 정보만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책을 안 읽어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들이 많다. 독서는 사람의 고유한 경험이고 정보 수집 그 이상의 확장된 경험이다. 독서는 단순히 읽는 행위가 아니라 예술적 차원이다. 그래서 누구나 독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책을 안 읽는 것이 아니라 못 읽는 것일 확률이 높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또 다른 능력을 갖춰야 한다.
책맹 눈뜨기는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다. 가장 좋은 독서 교육은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고 아이 주위에 책이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핑계다. 자투리 시간만이라도 낭비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틈나는 대로 읽으면 책 한 권 거뜬히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