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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특성화학교에 근무한다!

by 이창수

강원도 삼척에 골프 특성화 학교가 있다. 맹방초등학교다. 골프 지도자 한 분이 상주해 계신다. 더구나 학교 바로 옆에 씨스포빌 맹방 골프장이 있다. 학교 안에 있는 골프 연습장에서 기초를 닦은 뒤 기회가 닿는 대로 실전 필드 훈련을 나간다. 학생들이 기초부터 필드 연습까지 교육과정 안에서 차곡차곡 배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2025년 현재 삼척 맹방초등학교는 작은 학교다. 전교생이 45명이다. 삼척시는 인구 소멸 위기 도시다. 해마다 태어나는 신생아가 급감하고 있다. 취학 연령의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학교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꾸준히 입학해야 한다. 작은 학교 브랜딩을 하는 이유다.


맹방초등학교는 골프 특성화로 브랜딩하고 있다. 입학 또는 전학 문의 전화가 온다. 여러 가지를 물어보지만 그중에 하나가 골프에 대한 문의가 많다.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학교마다 골프 프로그램을 방과 후에 여는 학교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학교와 달리 맹방초등학교의 장점은 골프를 집중적으로 지도해 주는 정식 교직원이 늘 상주해 계신다는 점이다. 지도자 선생님이 계신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맹방초등학교가 골프 특성화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비결 중에 하나다.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어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주 골프 수업이 진행된다. 학교 안에 스크린 골프 두 타석, 일반 타석 일곱 개를 보유하고 있다. 학교 바로 옆에 필드 훈련을 할 수 있는 골프 연습장이 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골프 대회를 출전하기 위한 난도가 높은 연습을 하게 된다. 기량이 되면 대회 출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방학 때면 인근 주변 골프장(블랙밸리 CC) 18홀을 골프 지도자 선생님과 함께 라운딩 실전 연습을 한다. 참고로 2025년 현재 블랙밸리 CC와 업무협약 체결을 맺었다. 학교 옆 씨스포빌 맹방골프장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감사하다.


이번 주 금요일 오후 맹방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 5명과 함께 필드 훈련을 다녀왔다. 골프 지도자 선생님과 학생 3명, 나와 학생 2명이 한 팀이 되어 라운딩을 돌았다. 학생들만 팀을 짤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교직원이 따라붙어야 한다. 카트도 운전해야 된다. 여러 번 필드에서 실전 연습을 한 학생들은 제법 선수티가 날 정도로 의젓하게 실력을 발휘한다. 비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홀 주변 잔디 상태는 어떤지, 남은 거리를 계산하여 가장 적합한 아이언을 직접 선택한다. 버팅을 할 때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몰입한다.


맹방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본인만 원한다면 골프 에티켓을 비롯하여 누구와도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기본을 배운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놀라지 마시라. 초등학교 6년 이 모든 골프 과정이 모두 무료라는 사실을!


초등학교마다 특장점이 한 가지씩 다 있다. 선택의 몫은 부모다. 부모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동안 뭐라고 한 가지 정도는 익히고 졸업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만약 골프의 기본기를 돈 들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배우게 하고 싶다면 맹방초등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도 있다. 단점이 없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곳은 없다. 부족한 부분은 부모의 몫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올바른 교육 없이 학교에만 완벽한 것을 바라는 것은 소위 말해서 도둑놈 심보다.


2025년 골프 특성화학교 맹방초등학교로 발령받아 오면서 그동안 묵혀 두었던 골프 실력을 조금씩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전에 배워두길 잘했다. 준비된 자의 여유다. 필드 훈련 나갈 때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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