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는 행정가다. 학교 교육 활동에 지원되는 추가 재원들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받는 경우가 참 많다. 교육경비 보조사업(늘봄학교 강사비), 지방보조금 지원 사업 등은 신청하는 양식이 복잡하다 보니 관리자가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나중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반납비가 발생할 경우 학교 운영비가 아닌 관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교육지원청 또는 교육청으로 발송되는 공문 중 단순 보고 같은 경우에는 오류가 생겼을 경우 수정하여 재차 발송하면 되지만 돈과 관련된 경우에는 1원 한 장도 오차가 생기면 안 된다. 담당자, 부장까지 검토해서 올라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오류 사항이 발견된다. 관리자가 마지막까지 결재하는 과정에서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학기 초 업무 분장에 의해 담당자가 정해져 진행되지만 실제적으로 선생님들은 행정보다는 교육에 치중해야 되기에 서툰 것이 사실이다. 선생님들은 문서보다는 학생 곁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다. 그 빈틈은 관리자가 메워야 할 부분이다. 행정 업무로 선생님들에게 이래저래 잔소리를 늘어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선생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껴야 하루하루 아이들과 교실에서 교육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수업, 생활지도, 상담과 같이 큰 덩어리로 교사의 삶을 전부 이야기할 수 없다. 작아서 보이지 않는 무수한 일들이 모여 교사의 삶을 완성한다.
"교사의 삶의 힘은 반복되는 일상의 평범함으로부터 온다. 가르치고 배우는 평범한 일상을 묵묵히 해내는 일이야말로 평범함이라는 위대함의 역설이다. 교사는 이러한 역설을 삶으로 살아내기에 위대한 존재다" _ 좋은교사 2025년 7월 호, 김종훈, _57쪽
평범한 일상이 위대함으로 전이될 수 있도록 관리자는 행정가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교감을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교장이 되면서 원숙해진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관리자를 향한 불신이 없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신이 하는 일에 안정감을 가지고 할 수 있어야 직업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관리자에게 무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선생님들이 가장 안전해질 수 있는 길은 학교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안전과 만족은 법과 제도가 아니라 친구와 동료로부터 획득된다" _ 좋은교사 2025년 7월 호, 파커 파머, _23쪽
쉽지가 않겠지만 관리자는 선생님들에게 친구요 동료로 인식되어야 한다. 아동학대 신고와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선생님들이 갈등의 중심에 서거나 고립되지 않도록 다양한 소통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업무 위주의 제한 소통보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상적인 안부 묻기부터 시작해서 적극적 경청, 공감적 대화가 일어나도록 말이다. 교사로서의 즐거움 회복은 안전과 만족을 가져온다. 관리자와 교사는 협력적 동반자의 관계다.
교육의 변화는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일상적인 실천이 모일 때 가능하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하루 한 명 말 걸기를 선택한다. 말 걸기 방법도 다양하다. 편지 쓰기, 온라인 메시지, 작은 선물하기 등 매일 한 사람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안전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 관리자의 업무 중 하나는 단절된 교육 공동체를 다시 하나로 묶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