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육법에서 학교가 하는 일은 명확하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학교의 디폴트 값이 '교육과정' 운영에 있다. 교육과정 운영은 학교장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장은 교육과정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고 더 나아가 지원하며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운영은 교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교직원의 손에 달려 있다.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학교에서 과연 '좋은 교육과정'이란 무엇일까?
강원도에서는 매년 2월 둘째 주에 학교마다 교육과정을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 디자인하기' 주간을 운영한다. 1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함께 토의하고 협의하는 시간이다. 저마다 학교 특성에 맞는 좋은 교육과정을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설계한다.
"좋은 교육과정은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과정이다.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교사들이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좋은 교육과정이야말로 학생들의 성장을 이끌고, 교육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 될 것이다" _ 좋은교사 2025년 3월 호, 「좋은 교육과정을 통한 교사의 성장과 학생의 배움」, 이은영, 83쪽
인간은 환경을 지배할 수도 있고, 환경에 지배당할 수 있는 존재다. 새로 만나게 될 학교의 환경이 나에게 적합한 곳일 수도 있지만 생각 외로 기대 이하인 경우도 만날 수 있다. 교육의 주체 중 하나인 학부모들이 교사를 존중하고 환대해 주는 학교일 수도 있지만 정반대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의사가 존중받지 못하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듯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존중받지 못하면 좋은 교육과정을 만들어갈 수 없다. 이 부분에 있어서 학교장이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어야 한다.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학교장이 직접 나서 주면 좋을 것 같다. 학기 초 교육 설명회 또는 학부모의 만남의 시간에 교사와 학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학교장이 학부모들과 만났을 때 이런 얘기로 말 걸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학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학생들이 성장하려면 선생님들이 신바람 나게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드려야 합니다.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교사가 존중받을 때 선생님들이 열정과 헌신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학부모님들이 우리 자녀만큼은 꽃길만 걷도록 학교에서 특별한 배려를 해 주기를 원하실 줄 압니다. 내 자녀가 특별한 것만큼 우리 학교의 모든 아이들도 그러합니다. 이제 '내 아이'에서 '우리 아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으로 우리 아이들을 특별한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학교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교사의 열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는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관계가 친밀하게 형성되었을 때 우리 아이의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아이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