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와서 고요한 새벽을 책을 읽으며 맞이한다. 2026년 나의 초미의 관심사는 새로운 역할에 걸맞은 생각 정립이다. 23년 교사로 살았고 5년간 교감 생활하면서 앞으로 교장이 되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틈이 날 때마다 생각하고 기록하며 준비를 했다. 이제 봄을 알리는 3월이면 새로운 부임지에서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책임과 의무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2026년 1월부터 좋은 교사 월간지를 내림차순으로(거꾸로) 읽어 내려가고 있다. 분량은 120여 쪽 밖에 되지 않지만 그 속에서 선생님들의 마음, 교육의 본질, 학부모와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가다듬게 된다. 관리자가 읽어야 할 것은 '경영서'가 아니라 '교사'의 삶이 드러난 책, 학교 현장의 어려움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 무엇보다 학교 안에 있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게 도전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교사 월간지를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좋은 교사 월간지 2025년 1월 호를 읽으며 관리자로써 학교를 어떻게 세워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같은 시각 대상이라도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바라본다. 어떤 이는 눈으로 보이는 사실 그대로 대상을 인식하고, 어떤 이는 자기감정과 상상을 투사해서 대상을 느낀다" _ S 극과 N 극, 최병화, 11쪽.
관리자가 구성원들과 함께 자주 대화를 나눠야 하는 이유다. 혼자 독방(교장실)에서 근엄하게 생활하는 것도 나름 필요할 때가 있다. 중요한 결정은 숙고가 필요하다. 깊게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하기 위해 관리자의 고독은 필수다. 동시에 학교 안의 여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안전한 학교를 세우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도입하기 전에 서로 다른 시선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 관리자가 구성원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학교를 세우기 위해 관리자 스스로 힘을 빼야 한다. 온몸에 힘을 준다고 권위가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관리자는 학생을 돕고, 교사를 돕고, 공동체를 돕는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여느 조직의 리더십과는 분명 다르다. 학교 문화와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도 학교를 세우는 일이다. 구성원 각자가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자기답게'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독교사인 나는 아이들을 위해, 교직원을 위해, 학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학교장의 책무 중 하나는 교권 보호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에 대한 생활 지도 방안, 실질적인 민원 대응팀 운영은 근본적으로 선생님들의 방패 역할을 해 주어야 할 학교장의 고유의 역할이다.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를 향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학교장이 일조를 해야 할 때다.
"보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름 아닌 대화이다. 리더는 모든 교육주체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가야 한다" _ 좋은 교사 2025년 1월 호, 42~43쪽.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혼자가 아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처럼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은 과거에 공통으로 관련된 사람을 불러와 그 둘이 과거에 연결되었던 점을 상기하도록 하는 일이다.
"원을 그리고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 인디언들의 전통이다. 원은 우주를 상징하며, 모든 생명체를 이끌어 가는 힘을 상징한다. 우리는 그 원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법, 그리고 타인과 함께 있는 법을 배운다. 자기 자신과 함께 있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타인과 함께 있지 못한다" _ 좋은 교사 2025년 1월 호, 75쪽.